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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마을 ‘노멀’의 평범하지 않은 친절한 이웃들. 영화의 제목부터 마을의 이름까지, 모든 것이 모순적이다. 미네소타의 작은 마을 ‘노멀’에 임시 보안관으로 부임한 ‘율리시스’는 평소처럼 일상을 보내던 중 은행 강도 사건 현장으로 출동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들이닥친다.



 

이 마을, 정말 ‘노멀’할까?


 

사실 이 마을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겉으로 평화를 꾸며냈지만, 뒤로는 야쿠자의 검은돈을 관리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의 이름인 ‘노멀’은 그 거대한 비밀을 숨기고 있을 뿐이었다.

 

율리시스는 쉬지 않고 싸우고, 죽이고, 달린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을 사람들을 그저 끊임없이 물리친다. 초반에는 이유도 모른 채 싸우고, 중반부터는 진실을 알고 싸운다.

 

그토록 친절했던 이웃들이 왜 그에게 총구를 들이대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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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은 처음부터 율리시스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을은 비밀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굴러갈 ‘구조물’ 같은 보안관이 필요했을 것이다. 톱니바퀴를 찾아 끼우는 과정에서 약간의 친절이라는 기름칠을 했을 뿐, 율리시스는 그 이상의 인간이 아니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전임 보안관 ‘건더슨’처럼 아무도 모르게 지워질 존재였다.

 

건더슨은 왜 죽었는가. 그의 딸 알렉스에게 집중하며 좀 더 인간다운 삶을 꿈꾸기 시작했을 때 죽음을 맞이했다. 이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려면 자아 따위는 없어야 하는 것이다. 줏대를 지키기 위해선 율리시스나 알렉스처럼 총격전을 벌여서라도 저항해야 한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온 마을이 힘을 합쳐 금고 속 금괴를 지키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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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알아차린 율리시스를 막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목숨을 내던진다.

 

고민 상담을 해주던 바 주인 모아리는 태도를 싹 바꾸어 덤벼들고, 인자하던 뜨개 공방 메리는 비명을 지르며 그를 죽이려 든다. 며칠 전만 해도 하하호호 웃으며 대화했던 인상 좋은 이웃들이 눈에 불을 켜고 총을 쏘아대는 모습은, 그들의 진짜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물론 이들이 율리시스를 죽이고 싶어 안달 난 악당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을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선택한 어쩔 수 없는 처절함에 가깝다. 하지만 율리시스는 오직 살기 위해 진심으로 싸운다. 도망치는 삶에 질린 마음도 있겠지만, 결국 생존을 향한 진심의 순도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시스템 유지를 위한 사투와 온전히 자신의 생존을 위한 사투의 무게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살아남은 율리시스와 남겨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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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는 오직 쉬지 않고 싸우는 율리시스와 끝내 살아남은 율리시스만이 남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모든 폭풍이 지나간 뒤, 율리시스 일행은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노멀 마을 역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온한 모양새를 되찾는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부품 노릇을 하던 마을이라 그런지, 부품 몇 개가 빠진다고 해서 전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 지점에서 이웃들의 존재 의미를 묻게 된다. 야쿠자 일당을 처리했다고 해도 조직 전체가 사라진 것은 아닌데, 영화 속 일시적인 평화는 전혀 불안하게 비치지 않는다. 오히려 영원한 평화보다 약간의 불안함이 섞인 이 모습이 더 당연하게 느껴진다.

 

비밀을 지키는 대가로 얻는 완벽하고 안정적인 마을은, 어쩌면 이들에게 가장 어색한 풍경일지도 모른다.

 

 

 

제2의 율리시스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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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또 다른 비밀이 생기면 똑같은 결말이 반복될까?

 

이제 조금은 자아가 생겨버린 또 다른 보안관이 율리시스와 같은 선택을 내릴지도 모른다. 거대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침묵을 누군가 깨고 싶은 순간이 오면, 누구든 율리시스가 될 수 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임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율리시스만 임시인 줄 알았더니, 사실 마을의 평화도, 그곳 사람들의 삶도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임시였다. 누구든 죽은 건더슨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을의 이름인 ‘노멀’을 다시 되돌아본다. 평범해서 노멀이 아니다. 비밀을 품고 있는 이 평온한 껍데기를 유지하기 위한 묵인된 질서의 이름이다. 이 마을의 진정한 비밀은 검은돈의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마을 사람 모두가 거대한 시스템의 부품으로 살아간다는 그 무력함이야말로 그들이 끝까지 숨기고 싶었던 진짜 실체였을 것이다.

 

이를 숨기기 위해서는, 모두가 평범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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