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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하루가 다르게 인간을 대체한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막연하게 불안하다.

    

‘나도 언젠가는 대체되겠지.’라는 생각은 쉽게 드는데, 정작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을 더 배워야 할까, 더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가야 할까. 불안은 커지는데 방향은 흐릿한 상태.

 

그 답을 조금이라도 찾고 싶어 『일을 위한 디자인』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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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외로 “AI를 어떻게 잘 쓰는가”에 대한 실용서가 아니다.

 

오히려 AI라는 존재를 계기로, 일의 본질 자체를 다시 묻는 책에 가깝다.

 

저자 올리비아 리는 27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삼성전자부터 CJ ENM, 잡코리아까지 다양한 조직에서 사람의 행동과 선택을 설계해 온 사람이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일이 아니라, 일을 바라보는 태도와 구조를 설계하는 힘이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왜 이 일을 하는가, 무엇을 문제로 정의하는가’에 있다. 책 전반에서 반복되는 메시지는 일관된다.

 

도구는 계속 바뀌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것. AI는 보고서를 대신 써줄 수 있지만, 그 보고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데이터는 분석해 줄 수 있지만, 무엇을 중요한 지표로 볼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디자인’을 직업이 아니라 사유의 방식으로 확장한다.

 

디자인이란 예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며, 수많은 선택의 맥락을 정리하고 사람의 행동 흐름을 조율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디자인은 디자이너만의 것이 아니라,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그리고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사고 도구에 가깝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최고의 프롬프트는 결국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문장이었다. AI에게 무엇을 시킬지 결정하는 질문의 질은, 결국 내가 얼마나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얕은 질문은 얕은 답을 낳고, 깊은 사고는 AI를 통해 더 확장된다. 즉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라기보다, 사고의 깊이를 증폭시키는 도구에 가깝다.

 

『일을 위한 디자인』은 불안을 없애주는 책은 아니다. 대신 불안을 다른 방향으로 옮겨준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공포에서, ‘어떤 사람으로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기술보다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성과가 아니라 태도라는 저자의 말이, 지금 시대의 직업인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처럼 느껴졌다.

 

AI 시대에 필요한 건 더 많은 도구가 아니라, 더 단단한 사고 체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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