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값비싼 브랜드 로고, 유명한 호텔처럼 무엇인가 반짝거리는 듯한 것들이 머리 속을 메운다.
럭셔리가 갖고 있는 의미는 단순히 호화로운 사치품이나 호사의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럭셔리는 풍요를 의미하는 라틴어 ‘럭셔스’에서 파생되어 17세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치나 명품의 동의어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동시에 ‘럭셔리’는 화려한 외면의 물질성과 희소성을 지닌 가치까지 담고 있다. 그리고 럭셔리의 진정한 본질을 찾기 위해서는 이곳으로 가야 한다.
동서양의 시대정신과 그를 반영한 예술품을 통해 럭셔리 고유의 미학을 살펴보는 전시, 아트 오브 럭셔리가 지난 1월 개최되었다. 김환기, 이우환,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등 호화로운 참여 작가 라인업과 탄탄한 단계별 구성으로 약 1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한 아트 오브 럭셔리 전은 올해 7월 13일까지 서울 미술관 본관에서 진행된다.
처음 전시를 접했을 때는, 럭셔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답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럭셔리의 물질적인 특성, 정신적인 특성 등 여러 단계별로 분류되어 있는 전시장을 하나하나 지나칠 때 마다, 다채로운 럭셔리의 속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맨 첫 번째 구간인 ‘Material Luxury’는 국제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앤디 워홀의 ‘Flower’와 쿠사마 야요이의 ‘Pumpkin’은 보는 그 자체로도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게 해줬다. 미디어를 통해서만 보았던 예술품들을 직접 보는 그 자체의 경험과 감각이 나를 조금 더 풍요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또한 주최사인 알럭스 R.LUX가 기획한 전시장 내 브랜드 존과 미디어 아트를 통한 경험의 극대화는 관람객의 흥미를 유도하며, 더 색다른 측면에서 전시를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주었다.

아트 오브 럭셔리 전을 돌아보며 느낀 다양한 관점의 생각들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이제껏 럭셔리를 소유하고 싶은 사치재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럭셔리의 본질은 소유보다는 ‘감응’의 차원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진짜 럭셔리는 물리적으로 갖는 것이 아닌 감각적으로 열리는 경험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대미술과 럭셔리의 만남을 통해 예술적인 지평을 넓히고, 예술품을 통해 나 스스로의 내면과 깊이 연결되는 순간이 있다면, 이는 대체 불가능 한 것이 된다.
럭셔리의 본질은 단순히 갖고 싶은 욕망과 어마어마한 가격 보다는, 누가 그 앞에서 더 오래 머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럭셔리는 단순한 명품이나 사치재의 의미보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풍요로움을 담고 있는 것이다.
전시회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는 또 다른 관점의 럭셔리와 내면에서 일어나는 예술과의 결합의 순간을 즐기고 싶다면, 아트 오브 럭셔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고 싶다.
아트 오브 럭셔리 이외에도, 서울 미술관에서는 소장품전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와 사진전 ‘사란란’ 등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정’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통합 예매를 진행하고 있으니, 아트 오브 럭셔리를 필두로 예술과 자연을 동시에 느끼며 더 풍요로운 날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지난 수개월의 전시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전시, 아트 오브 럭셔리! 다양한 전시품과 그 아름다움에 빠져,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다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을 통해 진정으로 ‘럭셔리한’ 순간을 만나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