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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기다려지는 건 올해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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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내게 기대가 많았던 만큼 실망도 컸던 한 해였다. 해내는 일과 해낼 수 있는 일, 그리고 매번 좋은 성과를 꺼내지 못하는 어떠한 일들이 있었다. 매일 최선을 다하지 않고 스쳐 지나갔던 시간들이 적지 않았다. 99개의 선플이 1개의 악플에 묻히듯,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 일들이 그렇지 않은 일들 아래 깔려 있다. 다짐을 했다가도 쉽게 관성처럼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내 모습에 자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024년은 그 어떤 해보다도 잊을 수 없는 해가 되었던 것 같은데, 이제 3층에서 성탄절 트리를 바라보며 2024년을 되돌아보고 2025년을 맞이할 준비를 슬슬 해보려 한다.

 

 

 

Y가 J에게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예수 탄생을 기뻐하고 기념하는 날로, 현대에 들어서서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함께 따듯한 겨울을 보내는 날로 확대되었다. '메리 크리스마스'를 인사치레로 주고받으며 오랜만에 안부를 주고받기도 한다.

 

AK몰 안에서 Last Christmas 노래 가사가 또렷하게 들려온다.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기 전에 잠시 교보문고 아이쇼핑 후 버스를 기다리며 사진과 영상을 정리하던 중이었다. 세상은 온통 성탄절 준비로 바빴다. 올해 들어 유난히 크리스마스 노래가 귀에 꽂혔고 올해 남은 나날들이 소중해 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해 거듭할수록 Y를 가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생각해보려 하는 것 같다. 어디서 Y의 역량이 더 발휘되는가, 무엇이 부족한가, 열정을 가득 쏟아부을만큼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등등.

 

2012년 언제부터인가 Y는 작가를 꿈꿨다. 읽고 쓰는 게 좋아서. 한때는 소설가였다가, 방송작가였다가, 시나리오 작가였다. 방송작가가 막연히 하고 싶어 중학생 때 직업 탐색의 과정 속에서 '아카데미'를 알게 되었다. 중학생 Y는 런닝맨의 열렬 시청자였을 뿐이었고, 아카데미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막연하다고 생각했던 '작가'라는 꿈을 어떨결에 가장 오래 간직해 Y는 문예창작과에 입학한다. 대학생 Y는 문예창작과생에 걸맞게 아직 써보지 못한 장르의 글에도 도전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시, 희곡, 동화, 아동극, 시나리오. 그러다가 Y의 문체 스타일이 동화와 잘 맞다고 느껴 동화를 앞으로도 계속 쓸 것임을, 평생 아이들과 함께할 것임을 선언한다. 스무살부터 4년 동안 성당 초등부 주일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다. 아직 Y에겐 정식 교사 자격증이 없지만 다정하게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들이 모여 동화 속 아이들이 움직였다.

 

스무살 초 대학 입학 전에 썼던 단편 소설, 시 소모임에서 처음으로 합평을 받았던 시들, 연극 소모임에서 공연을 올리기 위해 처음으로 썼던 희곡, 우연히 쓰게된 단편 동화. 그 시간들을 마주하는 날에는 머리를 쥐어짜내야만 했지만, 체계적으로 계획하지 않아서인지 삶은 어떻게든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공부가 잘 되는 날이 있는가하면 집중이 하나도 안 돼서 핸드폰만 보고 있는 날도 있었다. 시간은 Y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일정하게 흘러갔다. Y에게는 불규칙적으로 감내해야하는 시간들이었다.

 

Y는 이 글을 6일 째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다. 인상 깊게 읽거나 본 작품을 서평으로 써 내려가는 게 아니라 오로지 그녀의 과거를 뜯어보고 돌이켜 정리해봐야 했다. 그래서 성탄절 당일까지 글을 붙잡고 있게 되었다. Y는 글을 쓰는 내내 생각했다. 기죽지 않고 소신 있게 내가 걸어갈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좋은 사람을 만나 만남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2024년의 Y가 2025년의 J에게 묻는다.

 

"잘 살고 있어?"

 

그러자 J는 Y에게, "아마도. 작년보다 힘들까 싶었는데 삶의 무게와 스트레스는 매번 새롭게 쌓이더라. 흰 눈이 새롭게 소복히 쌓이듯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하는 일들이 재밌어."

 

J의 말에 Y는 지레 겁을 먹는다. 이제껏 해내지 못한 일들이 떠올라 또 해내지 못할까봐 펜을 잡고도 여러 번 망설인다. 그 모습을 본 J는 Y의 어깨를 토닥이며 이렇게 말한다.

 

"야, 너가 해냈던 순간들을 떠올려. 사소한 것부터도 좋아. 이를 테면 처음 동화 한편을 다 써서 제출했던 시간들."

 

 

 

2025년의 Y에게 필요한


 

 

용기.

 

 

먼저 나서지 않고 주저하거나 회피해 놓쳤던 기회들을 떠올려보자. 때때로 다시 돌아가 그 기회를 잡고 싶다고 느꼈던 순간들을 기억하자.

 

2024년 새 해 첫 곡은 부석순의 '거침없이'였다. 그래서인지 망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망설이고 놓친 게 있다면 2025년에 만회하고 싶다. 어쩌면 취업을 위해, 미래를 위해 그래야만 한다. Y의 인생의 주인공은 Y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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