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에세이에 '몇 년 동안 하지 않았던 바이올린을 잡아보기'라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는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합주를 해본 지 3주를 막 넘기던 않았을 시기였다.
사실 첫 합주 연습을 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난 19일에 드디어 공연을 하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바이올린을 혼자서 연습하고 연주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잘 듣지 못했고, 애초에 들을 소리조차 없었다. 게다가 혼자서 연주할 때는 악보에 쉼표는 있었지만, 길게 8마디나 쉰다거나 타이밍을 맞춰서 들어가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어서 초반에는 혼자 연주하는 방법에서 합주하는 느낌을 익혀야 했다. 어색하지만 새로운 경험이기에 즐거웠던 적응 시간이었다.
그래서 혼자 연주하는 것보다 사람이 모여서 다 같이 연주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공연까지 약 2개월 반 동안 주 4일 매일 2시간 동안 합주, 그 외에 개인 연습으로 바이올린 연습에 열중했던 시간이었다.
공연을 하기 바로 며칠 전에는 심하게 아파서 사흘 동안은 죽만 먹기도 했었다. 이때 사실 몸 상태보다 공연에 대한 걱정을 더 크게 했었던 것 같다. 살면서 나의 안위보다 공연을 더 걱정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더불어 내가 이렇게까지 공연을 하고 싶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기도 했다.
다행히도 공연을 어떤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하게 되어서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면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첫 곡을 끝낸 후 사라졌고, 그다음 곡부터는 정말 즐기면서 공연에 임했다. 그래서인지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마지막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리허설을 하면서 영상을 찍어서 볼 때는 생각보다 긴 시간 같았는데, 정작 연주를 하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정말 몇 년 동안 하지 않았던 바이올린을 잡고 연습하고 다 같이 연주를 하면서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사실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손가락으로 현을 눌러서 음을 만들기 때문에 세심한 손가락 움직임을 해내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어찌 보면 5개의 곡을 2달 반 동안 계속해서 연습하는 것이라서 지루함을 느낄 만도 한데, 지루함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더 몰입하면서 악보의 모든 것을 뜯어보려는 노력했던 것 같다.
중학생 때부터 연극을 하면서 공연을 만드는 즐거움을 경험하다가 최근 2년 동안은 작품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준비했던 것을 모두 보여주는 공연을 무사히 올리고 사람들의 박수 소리를 듣고 다 같이 하나의 공연을 위해 준비하고 공연을 완성했다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대학교에서의 마지막 학기에 동아리 활동을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렇만 그 부담감보다 동아리 활동에서 얻어가는 것들이 많아서, 늦게 들어왔지만, 동아리에 입부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 동아리 활동 덕분에 앞으로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놓 않고 취미로나마 잡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던 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