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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만 늘립니다 [문화 전반]

by 오유진 에디터
2024.06.2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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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라 그런지 계획을 반년(한 학기) 단위로 세우는 게 편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인생을 1년 단위로 살아간단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친구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로 계획이 바뀐다고 한다. 반년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그보다 작거나 큰 단위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주된 시간 구획이 있는가 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반년은 학업과 에디터 생활을 함께 한 시간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키보드를 토독토독 두드려가며 글을 썼는데 어느덧 에디터 활동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또 한 시절을 마무리한 것이다.

 

그동안 아트인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느낀 것도 많다. 그중 하나는 모두가 자기 인생 한 구석에 글 쓰는 일을 두고 살고 있다는 것. 난 공부하며 글을 썼지만, 누군가는 일을 하며, 또 여행하며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쓰고 있었다.

 

방황하며, 슬퍼하며, 혼란스러워하며, 그리고 기뻐하며 쓰인 글들. 글을 본 것뿐인데 어디에 있는지 누구인지도 모르는 영혼들이 한 데 묶이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산다는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동료애에 가까운 감정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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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린 모두 하고픈 말이 남은 사람들이라 아마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테다. 청자가 있든 없든 누구를 위한 글이든 아니든, 혹은 아무도 우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저마다의 언어로 이야기할 것이다.

 

쓰다 보면 나 자신이 명료해지는 경험도 할 테고, 혹은 녹아 없어지는 경험도 하게 될 거다. 어찌 되었든 자기 언어를 잃지 않는 방법은 계속해서 말하는 것뿐이다. 글로, 말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손으로는 그 언어를 계속 쓰고 입술로는 그 언어를 계속 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만 줄입니다’보다는 ‘이만 늘립니다’로 글을 끝맺어 본다. 나는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지 못했고, 우리는 계속해서 글을 쓸 테니까.

 

모쪼록 쓰는 삶을 멈추지 않으시길, 짓눌려도 다시 일어나길 바라며.

 

이만 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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