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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거창한 이유일 필요 없잖아 [음악]

by 나윤주 에디터
2023.02.19 18:28

 

 

일드 <언내추럴>의 주제곡 Lemon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요네즈 켄시'가 최근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의 주제가 KICK BACK으로 다시 한번 한국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의 정체성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원작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노래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이 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체인소맨>은 빚을 다 갚지 못하고 죽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야쿠자에게 데빌 헌터로 고용되어 혹사당하는 덴지가 야쿠자들의 배신을 계기로 함께 일하는 악마 포치타의 심장을 갖게 되고, 이후 공안에서 악마의 몸으로 악마를 사냥하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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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완벽하게 반영한 가사

 

애니메이션을 모두 보고 처음 노래 가사를 보았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 덴지는 인간이 아닌 악마이기 때문에 동료가 죽었다 해서 슬픔을 느끼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행동할 뿐. 그런 덴지의 상황을 완벽하게 담았다.

 

'답답한 기름때도 이걸로 바이바이'

'배고픔에 찌들어 토할 것 같은 인생'

 

주인공의 상황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 나타내고 있는 메세지와도 일맥상통하는 가사들을 찾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진지하게 데블 헌터 일에 임하라는 동료의 말에도 성인 잡지를 생각할 만큼 주인공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행동한다. 학교와 사회에서 성장, 타인, 기부 등 이상적인 것을 위해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이타적으로 살아가라고 가르침을 받은 우리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행복해지고 싶어. 편하게 살고 싶어.'

'Happy로 가득 채우고 Rest in peace까지 가보자 언젠가 봤던 지옥도 괜찮은 곳이야.'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의 가장 진솔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타인과 생활할 때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기 싫은 일이 주어졌을 경우에는 웃음을 띄며 괜찮다고 말하고, 가기 싫은 회식 자리에 억지로 참석하며 즐겁다고 거짓말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선적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이건 완전히 선량하지 못하고 적당히 이기적인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거창한 이유일 필요 있나

 

고등학생 때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한 인터뷰를 본 적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나와서 희망찬 얼굴로 의사가 되어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변호사가 되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라고 대답했다. 당시 돈 걱정하지 않을 만큼 벌면서 적당히 남을 도우며 사는 인생을 꿈꿨던 나는 내가 악한 사람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은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창한 이유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어"라고 하기 전에 먼저 그 우산을 내놔'

'저걸 원해, 이걸 원해, 전부 다 원해'

 

자신이 완전히 선량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고 해서,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실 평범하게 사는 것 그 자체가 목표일 수도 있다. 목표가 꼭 숭고하고 거창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진정 원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또 그 정도 시련은 이겨내야 한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힘들어하는 자신을 너무 나약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강하다 하더라도 힘들기 때문에 시련인 것이기에.

 

멜로디와 가사만으로 애니메이션의 내용뿐만 아니라 중점적인 메세지까지 전달하는 요네즈 켄시의 음악성은 우리와 그 깊이부터가 다르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이 음악을 즐기는 것을 추천하지만, 굳이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고 노래만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원작의 메세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은 적당히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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