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에 아트인사이트에서 초대받은 연극 <심청>을 보고 왔어요!
<심청>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전의 이야기를 차용해
'간난'이라는 새로운 심청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에요.
하지만 간난이 주인공이라기보다는 간난을 제물로 바치려는 '선주'가 더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어요.
제가 간 날 <심청>을 쓰신 이강백 작가님이 와계셨는데,
잠깐 인터뷰(?)하는 걸 들으니 '선주가 없으면 간난이 말이 되지 않는다' 하시더라구요.

그도 그럴 것이 간난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참 존재를 바라봐주는건 선주밖에 없어요.
간난을 좋아한다는 경리마저도 그녀의 외적 아름다움에 빠진 것이지
간난의 삶을 책임지려고는 하지 않아요.
참 아이러니한게 간난을 죽음으로 모는 건 바로 선주인데,
그런 그가 유일하게 간난을 이해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결국 마음을 바꿔 간난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겠죠.
그 가운데에는 연민과 사랑이 자리잡고 있어요.
하지만 삶이 그렇듯 선주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결국 없어요.
간난의 삶도 자신의 죽음도.
이 이야기는 죽음이 자리잡은 이야기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이 강하게 담겨있어요.
간난이 굶어 죽기를 선택한 것도 살기 위해서고,
간난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대화 속에도 삶의 이야기가 나와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선주가 죽음의 얼굴을 보았다고 말해요.
그것은 저승사자가 아닌 바로 자신의 얼굴이었다고.
죽음이라는 건 자신이 자기의 등을 떠미는 것이라고 말하죠.
내가 나의 등을 떠밀 때, 울면서 죽고 싶지는 않다고.
어떻게보면 자신의 죄를 간난을 살림으로써 회개받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한없이 이기적인 사람인 것 같아 보이지만,
마냥 미운 게 아니라 안쓰럽고 불쌍한 인물이에요.
전체적인 스토리도 너무 좋고, 연출도 너무 재미있게 잘 하셨어요!
악단이 관찰자 입장에 있다가 중간중간 극에 개입을 하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구요.
움직임도 아름다워서 숨죽이고 보게 되요!
그리고!!! 여배우 정새별씨가 너무 예뻐요~
한효주를 너무 닮으셨어요! 극 보는데 계속 이쁘다는 생각만 했네요 :)

전 정말 좋은 연극 한 편 봤네요.
이강백 씨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지만, 연극도 정말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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