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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슈베르트의, 슈베르트에 의한, 슈베르트를 위한 '박종훈의 슈퍼슈베르트'

by 이승현 에디터
2016.04.09 01:18
 
 
 
슈베르트의, 슈베르트에 의한, 슈베르트를 위한
'박종훈의 슈퍼슈베르트'
 
 
 
 
2016 박종훈의 슈퍼슈베르트 포스터.jpg
 
 
  
 
 
슈베르트

어릴 때 다니던 피아노학원에는 여러 작곡가의 이름을 딴 개인 연주실이 있었다.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하이든 등등.. 그 많은 방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방은 슈베르트방이었다. 피아노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그 방에서는 내 연주가 더 멋있게 들렸다. 나는 슈베르트가 누군지 몰랐다. 슈베르트에 대한 내 첫기억은 그저 좋은 피아노가 있는 방 이름이었던 것이다.
오늘 공연을 보기 전에,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왜 하필 슈베르트였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많은 위대한 음악가 중에 왜 슈베르트를 선택한걸까?
어린시절 박종훈에게 슈베르트의 음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작품을 접하면서 작곡에 대한 호기심을 싹틔웠고, 그에게 슈베르트는 묘한 매력의 피아노곡을 많이 작곡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거다, 묘한매력. 왜 슈베르트였는지에 대한 대답이.
 
 
 
피아니스트 박종훈

그는 다재다능하다. 클래식, 재즈, 탱고,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를 뛰어 넘는 연주를 하고, 작곡과 편곡, 음반프로듀싱과 녹음, 공연기획 그리고 라디오 방송 MC까지.. 드라마 출연과 여러 방송 프로의 음악감독까지 맡고 있는 그의 활동영역은 놀라울 정도다.
오늘 공연은 작곡가 박종훈과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슈베르트의 음악을 모티브로 그가 새롭게 작곡한 ‘슈베르티아나(Schubertiana)’는 총 6곡으로, 지난 2014년 첫 슈퍼슈베르트 공연에서 1번~3번을 연주했고, 이번 공연에서 4번~6번을 연주했다. 마지막 곡으로는 슈베르트를 기리는 뜻에서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제1번을 연주했는데, 이번 무대가 초연이었다고 한다. 초연 무대를 내가 듣게 되다니! 기분이 좋았다.
 
 
 
슈베르트의, 슈베르트에 의한, 슈베르트를 위한 공연

공연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가단조, D.784, Op.143> 연주로 시작되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가장 아팠을 때 지은 곡이라고 한다. 박종훈의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박종훈의 슈베르티아나 4,5,6번이 이어졌다. 슈베르트의 가곡 "Wienterlied"의 주제를 응용한 즉흥곡인 슈베르티아나 제4번, 직접적으로 슈베르트의 주제나 모티브를 사용하지 않은 유일한 곡이지만 미니멀한 느낌의 반주와 화성의 진행이 슈베르트의 곡을 닮은 슈베르티아나 제5번, 그리고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의 주제를 이용한 여섯 개의 변주곡인 슈베르티아나 제6번까지 모두 각각의 매력을 가진 멋진 곡이었고, 연주였다. 특히 내가 알고 있는, 많지 않은 슈베르트 곡 중 하나인 "송어"의 주제를 이용한 제6번이 가장 좋았다. 독특한 변주와 마지막을 장식하던 화려한 연주가 인상깊었다.
인터미션 후에는 슈베르트의 <악흥의 순간 바단조, D.780-3>가 연주되었는데, 이 곡은 자유롭고 간결한 형식 안에 감정의 극대화된 파노라마를 펼칠 수 있는 소품 모음곡이다. 연주 후에 박종훈은 "무대에세 딱 한 곡만 연주해야 한다면, <악흥의 순간>을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과 연주를 통해 그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작품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박종훈의 <소나타 제1번, "프란츠 슈베르트를 위한 오마쥬">. 슈베르트에 대한 자신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가지고 작곡했다는 이 단일 악장 소나타를 그는 공연 바로 하루 전까지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고 한다. 앵콜곡이 아닌, 마지막 곡을 관객분들께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앵콜곡을 연주하지 않은 그. 그래서일까. 낭만적이면서 서사시적이었던 "프란츠 슈베르트를 위한 오마쥬"가 자꾸 기억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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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공연은 정말 '슈베르트의, 슈베르트에 의한, 슈베르트를 위한' 공연이었다. 피아노 독주회인데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재밌었다. 작풍이나 작곡 기법에 있어서는 슈베르트와 관계가 없지만, 음악을 대하는 작곡가로서의 '순수한 창작 정신' 이것 하나만은 온전히 슈베르트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노력했다는 그의 진심이 깊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오랜만에 줄서서 사인도 받았다! 나중에 그가 슈베르티아나 1번부터 6번까지 모두 연주하는 공연이 있다면, 바로 달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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