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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무악오페라의 ‘피가로의 결혼’을 관람하러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오페라를 보게 될 기대감에 역에 한 시간 가량 일찍 도착했지만 예술의 전당과 반대편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바람에 공연 시작을 놓치고 말았다. 그 날 따라 교통정체가 심했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1막이 시작 된 후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구구절절히 설명했지만 결론은 서곡을 놓쳤다는 사실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공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못하면 어쩐지 찝찝한 느낌이 남는데, 이번 공연도 사실 시작은 그런 기분을 안고 관람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실 피가로의 결혼은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한 스토리로 인해 행복하기만 한 이야기로 포장되어 보이기 쉽다. 하지만 그 이면엔 당시 서민의 굴욕적인 습속을 볼 수 있다. 그건 바로 ‘초야권’이라는 당시 지배층의 권력행사인데, 이는 결혼 첫날밤에 신랑 이외의 남자가 신랑보다 먼저 신부와 동침하는 권리이다. 보통 영주가 농민의 결혼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행사했다고 한다. 이런 제도 탓에 피가로와 그의 피앙세 수잔나가 알마비바 백작을 피해 고군분투를 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이다.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이런 안타까운 제도가 희화화되어 백작을 골탕먹이는 일로 유쾌하게 나타난다.


 이번 무악오페라의 공연이 재밌었던 것은 대중이 사랑하는 고전, 즉 대중적인 오페라이기도 하지만 출연진의 눈에 띄는 자연스러운 연기와 노래실력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백작을 혼내주기 위한 사람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관객의 웃음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나 또한 케루비노와 피가로의 연기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오페라는 훌륭한 고전이긴 하지만 같은 레퍼토리로 인해 고루한 인상이 강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생각을 벗어나, 신선하고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또한 출연진 모두 노래실력이 출중해서 귀가 호강했던 공연이었다. 특히 2막 시작을 알리던 백작부인 역 홍혜경의 부드러운 아리아는 세계적인 스타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시각적인 면에서도 좋았는데 특히 인물들의 의상이 과하지 않고 세련되어서 마음에 들었다. 특히 백작부인의 하늘하늘한 하얀드레스는 그녀의 동선을 따라서 휘날렸는데 자존심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로맨틱한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커튼콜에서 깜짝 놀랐는데 무대담당이 박동우 무대미술가라는 사실이었다. 심플하지만 힘이있는 그의 무대를 참 좋아하는데 이번 오페라에서도 힘을 뺀 디자인으로 공연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사실 오페라 관람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개인적으로 첫 번째 봤던 공연보다 훨씬 더 좋았다. 공연을 보러갔던 당시가 어버이날이어서 유독 가족단위의 관객이 많았는데, 특별한 날 부모님과 함께 유쾌하게 즐기기에 알맞은 공연이었다. 가는 길에 고생을 많이 하긴 했지만 200% 만족했다!


여담으로.. 예술의 전당으로 가는 버스는 서초 11번이 아닌 22번입니다!!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초야권 [初夜權]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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