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시대의 아픔과 열망을 그려내는 작가, 케테 콜비츠- 그녀의 작품 속으로 [시각예술]

by 임수진 에디터
2015.04.11 21:56



DP_385.jpg


독일 여류 판화작가로 잘 알려진 케테 콜비츠 작품전이 2015년 2월 3일부터 시작하여 4월 19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출품작 56점은 일본 사키마미술관의 소장품이며 (사)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와 공동 주최로 이루어졌다. 케테 콜비츠 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 전시는 두 가지의 시기로 구분되는데 제 1전시실에서는 1914년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의 참상에 대해 표현하고 있고, 제 2 전시실에서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초기작들을 중심으로 하여 독일의 급격한 산업화 당시의 계층 간의 갈등에 대해 표현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1428396462354.jpg


케테 콜비츠 전은 1층, 그리고 2층에 이어서 전시되어 있다. 1층에서 전시되고 있는 제 1전시실에서는 ‘전쟁의 참상’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 전시에서는 어머니로서의 여성, 그리고 전쟁터 속 어린 아이들에 관련된 작품을 볼 수 있다. 어머니가 아이를 보호하려는 듯 꼭 끌어안는 표현이 많았으며,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애타는 모습 또한 표현하고 있다. 전쟁 부분의 작품들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품 속 인물들의 ‘눈’ 이였다. 대부분의 작품 속 인물들의 눈은 전체가 까맣게 표현된 것이 많았다. 눈이라는 것은 사람의 감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부분 중 하나이다. 그런데 눈동자의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전체가 까만 눈, 그 안에서 나는 신기하게도 그림 속 인물들이 전쟁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눈’이라는 감정의 창구를 오히려 까맣게 표현해내어 인물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슬픔을 표현해내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그녀의 작품들을 보는 내내 더욱 더 빠져들게 만들도록 작용하였다.


또한 전쟁부분에서는 흑과 백, 그 이 외에는 어떠한 색채도 사용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모든 작품을 흑과 백으로 표현해내어서 그림을 보는데 통일감이 있었고, 전쟁의 참상이 더욱 강조되는 느낌을 받았다. 오로지 두 가지의 색, 흑과 백이 나타내는 그 대비감이 전쟁이라는 것의 참혹함, 전쟁 당시 사람들이 받는 고통, 슬픔, 두려움을 모두 표현해내고 있는 것 같다.

 


DP_1203_DP2_1203.jpg


제 1전시실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을 뽑으라면 나는 단번에 ‘피에타’ 조각상을 말할 수 있다. 피에타 조각상을 보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머무르며 작품을 감상하였다. 어머니가 아이를 껴안는 것을 표현한 피에타 조각상은 그 조각상 하나로 나에게 많은 생각과 감정을 안겨주었다. 아이의 얼굴을 만지는 어머니의 손, 그리고 어머니의 얼굴을 통해 전쟁 속 그들이 느끼는 슬픔과 아픔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피에타 조각상은 한마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전쟁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한, 자신이 다쳐도 품 속 아이만은 다치지 않길 바라는 어머니의 사랑이 잘 표현되어 보는 내내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주었다.

 

 제 2전시실에서는 1전시실과는 다르게 억압받는 계급으로서의 여성을 표현해내고 있다. 어머니 ‘개인’으로서의 모습을 1전시실에서 표현했다면 제 2 전시실에서는 ‘계급’, ‘계층’으로서의 여성 전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제 2 전시실의 주제는 농민전쟁, 봉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농민전쟁은 근대 독일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뜻깊은 사회개혁운동 중 하나이다. 농민전쟁 부분에서는 억압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 부분에서는 고된 노동에 능욕까지 당한 여성 농부의 처절함 또한 표현되어 있다. 이 부분의 전시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표현된 여성들의 표정이 전부 무표정하다는 점이었다. 그 어느 하나 웃고 있거나, 혹은 작은 미소를 짓는 모습은 어떠한 작품에도 표현되어있지 않다. 모두 웃음기 하나 없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이것 또한 나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억압받고 핍박받던 그 시대의 여성에게 ‘웃음’, ‘즐거움’이라는 것은 작은 사치였을 수 있다. 그만큼 그 당시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당시 시대의 억압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표현이 이루어지다 뒤에는 봉기 파트로 넘어가 역동적인 운동을 표현해내고 있다. 나는 제 2전시실의 마지막 부분에 노동자들이 봉기를 일으키고 있던 작품이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 깊었다. 손을 위로 들며 앞으로 나아가는 역동적인 그들의 움직임에서 나는 그들의 권리에 대한 열망, 노동자로서의 승리를 꿈꾸는 희망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1428396473032.jpg


케테 콜비츠 전은 전쟁의 아픔을 표현해내었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가장 보고 싶었던 전시 중 하나였다. 그 동안 여러 가지의 전시를 보았지만 구체적인 시대 상황을 표현한 전시는 접한 적이 없기에 굉장히 기대되고 설렜었다. 설렌 마음을 안고 전시를 보러 갔던 나는 설렘은 접어두고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전시를 보았다. 전시를 보는 내내 나에게 다가왔던 시대의 아픔은 너무나도 사실적이었다. 그 동안 수업시간에 이론으로만 배워오던 역사적 사실들을 누군가가 예술작품으로 표현해 낸 것을 보았을 때 그 당시 시대의 사람들의 감정이 더욱 배가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1차 대전 이전의 산업혁명 시대 당시의 혼란스러움, 복잡함이 작품 속에 스며들어 나에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했을 때 보다 더욱 많은 배움을 안겨주었다. 시간이 된다면 전시가 끝나기 전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전시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케테 콜비츠전, 시대의 아픔과 현실을 느끼고 싶은 많은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어서 북서울미술관으로 향하시길! 



<사진>

-직접 찍은 사진

-서울 북서울미술관 홈페이지 

http://sema.seoul.go.kr/bukseoul/exhibition/exhibitionView.jsp?seq=385&pDateGubun=IN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