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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숫자 너머의 미술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미술품에 붙은 가격은 작품 자체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딜러와 컬렉터, 미술관과 경매회사 등 다양한 주체의 선택과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를 통해 아트테크에서 마주하는 숫자 너머, 작품의 가치와 가격을 만들어온 과정을 살펴본다.
2023년 12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2001)이 국내 첫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기초자산으로 청약 대상이 되었다. 열매컴퍼니는 작품을 1만 2,320주로 나누어 주당 10만 원에 모집했다. 모집금액은 12억 3,200만 원이었고, 최종 신청금액은 72억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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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담백하게, 이모저모 뜯어보기 [전시]
미술사적 의미나 기존의 해석을 따라 작품을 규정하기보다, 눈앞의 색과 붓질, 재료의 흔적을 직접 살펴보며 윤형근의 화면에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고 다시 물러나는 과정을 통해, 추상회화를 이해하는 일은 정해진 답을 찾는 것보다 작품을 오래 바라보는 경험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한국 단색화의 거목 윤형근(1928~2007)의 개인전 《윤형근을 다시 상상하다》가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가 실제로 살고 작업했던 서교동 자택 ‘윤형근의 집’이 2026년 9월 처음 대중에 공개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전시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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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자리를 내어주는 일 [도서]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를 통해 미술관과 전시장을 ‘누구의 자리인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처럼 보이는 전시장이 실제로는 문화자본과 접근성, 언어와 같은 보이지 않는 문턱을 지니고 있음을 살펴보며, 미술관의 환대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들어가며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2015)는 사회학자인 저자가 배제와 무시, 존엄이라는 문제를 '자리'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노숙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심지어 가족 안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오가며'사람대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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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무작위한 계절을 지나, 우리의 여름에게 [전시]
경기도미술관 《우리의 여름에게》는 개관 20주년 청년작가전으로, 26팀의 작품을 장르 구분 없이 배치하고 관람 동선을 관람객의 선택에 맡겨 무작위성을 방법론으로 삼는다. 청년 작가들의 생동감 있는 에너지가 전시 공간에 퍼지며 서로 다른 관람객들의 마주침을 이끌고, 그렇게 완성된 각자의 경험이 모여 '우리의 여름'이 된다.
들어가며 경기도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의 여름에게》가 2026년 7월 16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리고 있다. 다섯 개의 기념 특별전 중 청년작가전에 해당하는 이번 전시는 26팀의 청년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 서문을 보고 떠오른 비유가 있다. 사람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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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별의 잔해로 태어난 우리가 [도서]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밤하늘의 별을 기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왔다. 신화와 종교에서 시작된 질문은 천문학과 망원경, 수식과 관측 기술을 거치며 과학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별을 바라보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묻는 인간의 질문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오래된 질문의 시간을 따라간다.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언제였던가. 도시의 불빛에 익숙해진 우리는 별을 본다는 행위 자체를 잊고 산다. 그런데 인류가 처음으로 우주를 그림으로 남긴 것은 놀랍게도 기원전 2300년, 지금으로부터 4천 년도 더 된 일이다. 천문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조앤 베이커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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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경계에 선 존재들 - 연극 '인간동물들' [공연]
극단 적의 연극 [인간동물들]은 앉은 채로 시작되는 절제된 무대 위에서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 사이의 경계를 하나씩 지워나간다. 탈인간중심적 사고를 밀어붙이는 제이미와 현실주의자이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리사를 통해, 작품은 인간이 종의 위계 꼭대기에 있다는 믿음에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반문을 던진다.
극단 적이 무대에 올린 《인간동물들》(스테프 스미스 작, 마정화 번역, 이곤 연출)은 시작부터 관객의 예상을 비껴간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 앉아 극을 시작하는 순간, 관객은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아닌 '표정'과 '말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몸짓으로 감정을 증폭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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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없앤 자리에 무엇이 들어섰는가 [도서]
『유토피아』가 사유재산과 화폐를 없앤 자리에 새로운 기준과 배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살펴본다. 하나의 세계를 읽는 즐거움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제는 그 세계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했는지도 함께 바라보게 된다.
나는 활자를 읽는 일을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토피아』 역시 그런 책이었다. 사유재산과 화폐가 없고, 모든 사람이 공동체를 위해 노동하는 나라가 구체적인 제도와 생활 방식으로 그려져 있다. 현실과 다른 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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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말 없는 것들과 눈을 맞추는 시간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서헌강의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를 통해 유물을 단순히 보존해야 할 과거의 유산이 아닌, 오랜 시간과 이야기를 품고 현재의 우리와 대화하는 살아 있는 존재로 바라보게 된 경험을 담았다. 30년간 문화유산을 기록해 온 작가의 태도와 개인적인 돌탑의 기억을 연결하며, 결국 유물과의 대화는 유물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작품이 예술가의 또 다른 몸이라면, 유물은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닌다. 유물은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존재다. 그래서 유물에 '예술적 의도'라는 틀을 씌우는 것은 너무 지엽적인 시선일지도 모른다. 그보다 유물은 거대한 의미의 '문화'로서 존재하며, 그 앞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