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Opinion] 이곳은 극장이 아니다 - 안티포나 포 터널링 [공연]
교회는 교회가 아니고, 극장은 극장이 아니다
연극을 보기 위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공연이 끝난 뒤 낯선 동네에 툭 떨어지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며칠 전 나는 성북동의 한 (구)교회에서 나와 갑작스레 올해 여름의 끝자락을 맞이했다. 그날 점심까지만 해도 등을 땀으로 흠뻑 적시던 열기가 가시고, 시원한
-
[Review] 비겁하면서 용감한 - 연극 '플리백'
사랑받지 못할 바에야 기꺼이 추락하는 마음
당신은 플리백의 이야기가 낯선가? 플리백이 자신을 감추기 위해 겹겹이 두른 포장지를 모두 뜯어보면, 정말 당신과 그렇게 다른가? 플리백의 문제는 섹스를 너무 좋아한다는 데 있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이야기는 오히려 간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플리백의 이야기—무용담처럼 펼
-
[Opinion] 사자, 마녀, 그리고 극장 [공간]
극장에 축적된 시간과 환상 들여다보기
옷장과 극장 어렸을 적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편을 보고 나서 괜히 부모님 방의 옷장을 뒤적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엄마가 대학생 시절부터 입던 갖가지 소재와 색깔의 코트, 스카프, 원피스, 재킷은 영화 속 옷장의 끝없는 모피코트 정도는 아
-
[Opinion] 하늘에 거인이 살아요! [음악]
아무도 보지 못했던 것을 믿는다는 건
“하늘에 거인이 살아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친 신하나 “늑대다!”를 외친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이 떠오르는, 막을 여는 외침! * 이 강렬한 외침은 뮤지컬 Into the Woods (1986)에 등장하는 한 넘버의 제목이자 첫 번째 가사다. Into
-
[Opinion] 한여름의 시소러스, '서늘함'의 다른 말 찾기 [문화 전반]
소리와 이야기 속에서 올여름의 그늘을 찾다
한여름의 시소러스 시소러스(Thesaurus)라는 말을 아는가. 마지막의 ‘-rus’ 때문인지 웬 공룡의 이름처럼 느껴지는 이 말은 ‘유의어 사전’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단어 관계 사전’이란 말이 마음에 든다. 이 글을 쓰며 처음 찾아보게 된 ‘우
-
[Opinion] 빨간 수화기 너머로 [사람]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통화하시겠습니까?
서울과 고양의 경계에서 지하철 3호선에는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다. 서울시와 고양시의 경계에 놓인 7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 열차는 바다 깊은 곳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고래처럼 암흑에서 벗어난다. 특히 맑은 날이면, 고개를 들라 재촉하듯 햇빛이 쏟아져
-
[Opinion] 함께 존재하기 위해서, 모르기 연습 [공간]
함께 존재하는 극장을 상상하다
언젠가 한 연극을 보고 마음속에 박힌 말이 있었다. 연극을 만드는 것에 관한 연극이었는데, 어린 극작가가 쓴 희곡을 읽은 누군가 말한다. ‘네 극 속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최대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그 후로 나는 그 말을
-
이름도 시가 될 수 있나요?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무대 위에서 자신의 삶을 보는 관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이름도 시가 될 수 있나요? 올해 5월부터 국립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여자가 글은 무슨 글’이 여성 혐오적이지 않았던 시대에 태어나 한글을 모른 채로 자랐던 영란, 춘심, 인순, 그리고 분한이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게 되는 이야기를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