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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하나 빼기] 당신은 비술은 무엇입니까
그러니까 적어도 지금은 가까이 놓인 것들을 나의 피부처럼 느끼는 집중이 필요한 때이다.
문득 그럴 때가 있다. 별생각 없이 발 딛고 있던 세계를 정통으로 맞아버려 낯설고 아득해지는 때가. 대형마트 한복판에서 고개를 들었다가 끝없이 진열된 상품들에 압도됐던 날이 그랬다. 이런 마트가 지역에 몇 개나 있으려나. 서울에는? 한국에는? 옆 나라에는? 지구 반대
by 정해영 에디터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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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하나 빼기] 세상에게 이르는 문
누군가를 설득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 그래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정확한 미래를 볼 수 있지만 누구도 그 예언을 믿지 않는 저주. 비운의 카산드라를 부쩍 자주 떠올린다. 내가 명확히 인식하는 세계를 누군가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낙차를 자주 경험하기 때문이다. 외계인을 만난 것과 다름없는 당혹감을 느낄 때마다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by 정해영 에디터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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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아지트에서 즐긴 한가을의 불꽃놀이 - Color in Music Festival 2025
포개어진 추억은 또 다른 선율이 된다
먼저 사담을 하고 싶다. 무언가를 온전히 즐기기 어려워진다. 쾌락이란 거대한 나무가 있고 가지들 사이사이에 무거운 모래주머니가 매달려 있는 느낌이랄까. 오락이 필연적으로 소비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그 무게감은 선명해진다. 소모하는 자원만큼의 즐거움을 제공할
by 정해영 에디터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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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이해라는 허상 너머에 있는 - 내 말 좀 들어줘
대화의 삐걱거림, 즉 욕망의 불충분한 표현은 화자의 영역이 청자의 영역과 맞닿을 때야 비로소 발생하는 거다.
속에 숨긴 말이 여과 없이 쏟아지는 세상의 초상은 얼마나 처연할까. 익명성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얼굴과 이름을 앞세우면서도 당당히 비정제된 ‘말’을 배설할 수 있는 현재엔 시시한 물음일 테다. 분열과 폭력으로 촘촘히 점묘된 이 시대가 군더더기 없는 답변이니까. ‘
by 정해영 에디터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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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시련은 공평하지 않다 - 보이 인 더 풀
시련은 공평하지 않다
언제부턴가 여름을 좋아하게 됐다. 혹자는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심상이 떠오를 테고 나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진 않으나, 그 모든 불쾌를 씻어내리는 쾌청함이 내 여름 속엔 있다. 물. 맨몸 사이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물의 감촉을 상상할 때면 왜인지 맑은 호흡을 할 수 있다
by 정해영 에디터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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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뱉는 말] 1. 풍경 of 포스트 섹스
우리 사이엔 항상 시차가 있을 거다
살벌한 눈보라도 스노우볼의 포근한 눈 세례처럼 느껴지는 크리스마스였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내게 성탄절이란, 위대한 분이 그 탄생만으로 화이트칼라 노동자에게 휴일을 선사하는 날 정도의 의미다. 신앙 없이 혜택을 받아온 나는 이번만큼은 나름대로 은혜를 갚고 싶었고 고민
by 정해영 에디터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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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뱉는 말] 0. 불순분자의 초상화
뭔지도 모르면서 그리는 그것이 우리의 초상이 되면 좋겠다. 종국엔 낙서가 될 것들이 좋다.
그야말로 완전한 교착상태다. 세상이 선사하는 관성으로 움직일 수 있던 시간은 끝났다. 우수수 폭포처럼 쏟아지다 한순간에 웅덩이 속 고인 물이 된 듯한 느낌. 당혹스럽다. 원래 이렇게 잔잔한 건가. 자연히 흐를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건가. 그렇다. 아니었던 거다. 흐르
by 정해영 에디터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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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머무름으로써 움직이기 - 브래키에이션
지금 서 있는, 몸과 맞닿아 있는 바닥의 감촉을 예민하게 느껴본다. 그곳에 기꺼이 머무르려고 해본다. 그것을 나의 진화라고 생각해 본다.
움직임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때면 항상 곤혹스럽다. 나는 보았고 독자는 보지 않았다는 거대한 시각적 격차를 글로 메운다는 건 불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현대 무용처럼 정형적이지 않다면 어려움은 곱절이 된다. 그럼에도 움직임을 매개로 하는 공연을 보고 글을
by 정해영 에디터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