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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감정의 표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속 사랑과 비겁함
사랑은 불완전한 존재들의 서사다. 그것은 언제나 결핍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은 불완전한 사랑의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바다를 꿈꾸는 장애인 조제와 그녀에게 잠시나마 닿았던 츠네오의 이야기는, 현실의 물리적 거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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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베일리 인사이드 [영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개의 생은 인간의 긴 삶을 여러 번 가로지른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사랑은 무한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존재는 한 번의 이별로 사라지지 않고, 기억과 마음 속에 다른 형태로 남는다. 영화 <베일리 어게인>(2017)과 <안녕, 베일리>(2019)는 강아지의 시선으로 그의 다양한 견생을 그린다. 죽음이 끝없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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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청춘은 누구나 한때 ‘물에 빠진 나이프’였다 [영화]
바다에 빠진 칼날처럼, 청춘은 서로를 베고 스며들며 흔적을 남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여름은 대체로 빛과 물의 이미지를 띤다. 눈 부신 햇살에 눈을 찡그리고, 광활한 바다에 몸을 던지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에 뛰어가던 순간처럼. <물에 빠진 나이프(Drowning Love)>(2016) 속 여름은 그 빛을 끝내 붙잡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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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영화]
재개봉을 맞은 <모노노케 히메>, 그 속의 자연과 인간의 관계
숲은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숲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 속에 사는 수많은 생명은 인간이 붙이는 이름이나 정의와 상관없이 살아간다. ‘모노노케(もものけ)’는 인간이 이름 붙일 수 없는 낯선 생명의 총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극 중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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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모든 것은 공하다, 어쩌면 기계마저도 [영화]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천상의 피조물’을 통해 AI과 인간 존재의 의미 변화
사유는 오랫동안 인간만의 것이었다. 창작하는 행위, 기도를 올리는 태도, 깨달음을 향한 수행.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의식과 감정, 한계를 전제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공지능이 철학적 질문에 답하며, 소설을 쓰고, 설법한다. 사찰의 법당, 목재의 질감은 오래된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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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름 없는 얼굴들 위에 새겨진 역사, 인생 [영화]
거대한 역사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낸 이름 없는 이들의 삶과 인간다움
역사는 언제나 거대하게 도착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작고 나약한 채로 그것을 맞이한다. 한 사람의 생은 작지만 길고, 깊지만 조용하다. 시대가 흔들려도, 사람들은 여전히 밥을 짓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또 잃어가며 하루를 견뎌낸다. <인생>(1994)은 그런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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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감각의 총합, 감정의 폭발 - 스탑 메이킹 센스 Stop Making Sense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콘서트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는 설명이 불가능한 감각이다.
1975년 뉴욕에서 결성된 토킹 헤즈(Talking Heads)는 미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웨이브 밴드 중 하나다. 프론트맨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을 중심으로, 이들은 펑크의 에너지, 아트록의 실험성, 아프로비트와 민속 리듬까지 융합하며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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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마침표 없는 현실에, 점 하나를 찍는 일 [영화]
삶이 초라하고 끝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야기는 그 흐름에 조용히 머물다 가며, 우리를 이해하게 만드는 유일한 마침표가 된다.
“잉어는 작은 그릇에 놓으면 계속 작은 상태지만, 더 많은 공간을 주면 두 배, 서너 배로도 자랄 것이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피쉬(Big Fish)>는 이 문장을 따라 흐르는 잔잔한 강물 같다. 삶이란 얼마나 큰 그릇에 놓이는가에 따라, 또 그 그릇을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