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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청춘은 누구나 한때 ‘물에 빠진 나이프’였다 [영화]
바다에 빠진 칼날처럼, 청춘은 서로를 베고 스며들며 흔적을 남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여름은 대체로 빛과 물의 이미지를 띤다. 눈 부신 햇살에 눈을 찡그리고, 광활한 바다에 몸을 던지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에 뛰어가던 순간처럼. <물에 빠진 나이프(Drowning Love)>(2016) 속 여름은 그 빛을 끝내 붙잡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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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영화]
재개봉을 맞은 <모노노케 히메>, 그 속의 자연과 인간의 관계
숲은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숲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 속에 사는 수많은 생명은 인간이 붙이는 이름이나 정의와 상관없이 살아간다. ‘모노노케(もものけ)’는 인간이 이름 붙일 수 없는 낯선 생명의 총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극 중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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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모든 것은 공하다, 어쩌면 기계마저도 [영화]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천상의 피조물’을 통해 AI과 인간 존재의 의미 변화
사유는 오랫동안 인간만의 것이었다. 창작하는 행위, 기도를 올리는 태도, 깨달음을 향한 수행.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의식과 감정, 한계를 전제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공지능이 철학적 질문에 답하며, 소설을 쓰고, 설법한다. 사찰의 법당, 목재의 질감은 오래된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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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름 없는 얼굴들 위에 새겨진 역사, 인생 [영화]
거대한 역사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낸 이름 없는 이들의 삶과 인간다움
역사는 언제나 거대하게 도착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작고 나약한 채로 그것을 맞이한다. 한 사람의 생은 작지만 길고, 깊지만 조용하다. 시대가 흔들려도, 사람들은 여전히 밥을 짓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또 잃어가며 하루를 견뎌낸다. <인생>(1994)은 그런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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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감각의 총합, 감정의 폭발 - 스탑 메이킹 센스 Stop Making Sense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콘서트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는 설명이 불가능한 감각이다.
1975년 뉴욕에서 결성된 토킹 헤즈(Talking Heads)는 미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웨이브 밴드 중 하나다. 프론트맨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을 중심으로, 이들은 펑크의 에너지, 아트록의 실험성, 아프로비트와 민속 리듬까지 융합하며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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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마침표 없는 현실에, 점 하나를 찍는 일 [영화]
삶이 초라하고 끝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야기는 그 흐름에 조용히 머물다 가며, 우리를 이해하게 만드는 유일한 마침표가 된다.
“잉어는 작은 그릇에 놓으면 계속 작은 상태지만, 더 많은 공간을 주면 두 배, 서너 배로도 자랄 것이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피쉬(Big Fish)>는 이 문장을 따라 흐르는 잔잔한 강물 같다. 삶이란 얼마나 큰 그릇에 놓이는가에 따라, 또 그 그릇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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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도피는 해방일 수 있을까 - 스즈코의 여정에 남은 것 [영화]
그녀의 떠남은 그녀를 끝없이 소거하면서 스즈코를 남겼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여름이 오면, 사람들은 종종 문득 떠나고 싶어 한다. 뜨겁고도 투명한 공기, 눈부신 도로 위로 번지는 아지랑이. 도피를 부정하고 견디는 것이 최선처럼 여겨지지만, 어쩌면 도피가 해방의 시발점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아니, 도피가 해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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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작호도(鵲虎圖)의 해학과 K-pop [영화]
작호도로 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반도의 역사는 호랑이와 함께한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수호신이자 벽사의 존재, 권위와 힘의 상징이다. 우리 민화 작호도(鵲虎圖) 또는 호작도(虎鵲圖)라고 불리는 그림 속 호랑이는 조금 서툴고 어설프다. 권위를 품었으나, 그 눈빛과 몸짓은 사람 냄새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