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피리] 흥겹게, 유쾌하게, 재미있게 - 모차르트의 < 마술피리 >를 만나다.

글 입력 2014.11.1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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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겹게, 유쾌하게, 재미있게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만나다.


바로 어제,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하다는 <마술피리>를 관람했습니다. 약 한달여 만의 공연 관람이라 내심 설레기도 했죠. 하지만 이 설렘의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는 점이었죠. 그 중에서도 '밤의 여왕 아리아'는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이 듣자마자 '아!'하고 탄성을 지를 정도로 유명한 곡이기도 합니다. 대학생 시절, 교양과목의 과제로 모차르트의 일생 중 일부를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를 본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라구요. 모차르트가 '밤의 여왕 아리아'의 악상을 떠올리던 그 장면 말입니다. 자신에게 꾸중하러 온 시어머니의 끝없는 질책과 따지는 듯한 말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표현되고 있죠. 그래서 그런지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영화의 그 장면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어제, 눈 앞에서 실제 오페라로 듣게 된 것이죠. 늘 생각만 하고, 궁금해 하기만 했었던 작품을 직접 관람한다는 건 언제 겪어도 참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의 두 가지 오페라가 함께 진행된 '모차르트 오페라 페스티벌 2014'의 두 번째 공연이었습니다. 첫 번째 공연은 '피가로의 결혼'이었죠. 피가로의 결혼도 궁금했지만, 밤의 여왕 아리아가 울려퍼질 공연장을 생각하니 마술피리를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더랬습니다.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요즘 새삼 느끼는 것들이지만, 그 동안 음악책 속에서만 보던 여러 유명한 작품들을 하나 하나 만나는 재미가 정말 좋은 것 같네요.

이번 공연에 관해서는 얼마 전 프리뷰를 작성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연기자와 오페라단원들이 함께 하는 공연이라 유쾌하고 재미있을거라는 문구에 '그래도 오페라는 오페라지'라며 반신반의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난 지금은 그 생각이 아주 많이 달라졌습니다. 진지하고 엄숙한 정통 오페라에 재미있는 몇 가지 요소들을 함께 첨가해 진행된 이번 공연은 정말 웃음 가득 그 자체였습니다. 중간 중간 단역으로 등장하는 분들의 깨알같은 멘트 (악의변사와 선의 변사, 흑인 아저씨 등)가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요즘 시대를 반영해서 스마트폰으로 타미나공주의 얼굴을 비교하는 모습도 재미있었구요. 무엇보다 오페라 중간중간에 연극적인 요소를 넣어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든 장면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었다는 점은 가히 놀랄만했습니다. 그 동안 오페라 공연만을 주로 했을 단원들도 대사로만 이루어진 연기를 함께 했는데요, 스크립터에 나오는 대사와는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극의 흐름상 자연스럽고 흥겨웠습니다. 또 대사의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들어간 애드립도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공연은 오페라라는 타이틀을 쓰고 있는 거대한 스케일의 오페라 스타일 연극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공연장의 규모를 떠나 극에 몰입한 배우들도, 오페라단원들도 모두 극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딱딱하거나 지루할 수도 있는 오페라를 이렇게 색다른 형식으로 보게 되니, 이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오페라를 어려워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보아도 재미있을만큼 탄탄한 구성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전체적인 흐름을 유쾌하게 이끌어낸 작가분의 실력에 놀랄 따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다양한 오페라들이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를 시도하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오페라만이 가진 진정성이나 무게감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다양한 문화생활은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끔 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릴 적부터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공연만 보느라 지치는 것 보다는 같은 이야기라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관객과 작품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안수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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