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2016년 5월 4일.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11명의 이름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그룹이 바로 '아이오아이(I.O.I)'였다. 'Ideal Of Idol', 가장 이상적인 아이돌이라는 뜻을 가진 그 이름은 단 8개월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음악 방송과 연말 시상식을 휩쓸며 하나의 시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해산 이후 남겨진 건, 서로 다른 소속사와 서로 다른 미래를 가진 11명의 소녀들이 함께 만들어낸 기적 같은 시간에 대한 기억이었다.


 

 

아이오아이와 함께 흘러간 10년



화면 캡처 2026-05-28 224721.png

 

 

그로부터 꼭 10년이 지났다. 이제 그 소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K-팝 씬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되어 있다. 청하는 솔로 퍼포먼스의 상징이 되었고, 전소미 또한 활발한 활동으로 글로벌 팬덤을 구축했다. 김세정은 음악과 연기를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 잡았고,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단단히 이름을 쌓아왔다. 그렇기에 이들이 다시 하나의 이름 아래 모인다는 것은 단순한 컴백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갑자기’는 단지 노래 제목이 아니다.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그리움처럼, 아이오아이 역시 그렇게 돌아왔다. 타이틀곡 <갑자기>는 전소미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신스팝 트랙으로,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그리움과 추억의 잔상’을 담아낸 곡이다. 이 선택은 절묘하다. 아이오아이의 컴백 소식 자체가 팬들에게 너무도 갑작스럽고도 뭉클한 감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총 6곡이 수록된 세 번째 미니앨범 I.O.I : LOOP에는 멤버들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며 10년 동안 쌓아온 음악적 역량과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화면 캡처 2026-05-28 225003.png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컴백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추억 속 그룹의 재결합’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오아이의 이름과 함께 돌아온 건 그 시절의 감정들이다.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TV 앞에 앉아 아무것도 모른 채 웃고 떠들며 <프로듀스 101>을 보던 기억. “너 원픽 누구야?”를 묻고 답하며 진심으로 누군가의 데뷔를 응원했던 시간들. 생방송 순위 발표에 울고 웃고, 'Pick Me'를 따라 부르던 순간들까지. 그때는 그저 재미있고 설레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어느새 시간이 흘러 당시 고등학생이던 멤버들은 어엿한 성인이 되었고, 그 무대를 바라보던 나 역시 어느새 20대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컴백은 단순히 음악을 다시 듣는 일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다가 다시 만난 아이오아이를 보며,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시간도 돌아보게 된다. 그때 함께 <프로듀스 101>을 보며 웃고 떠들던 친구들 중 누군가는 이미 사회인이 되었고, 누군가는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또 누군가는 각자의 자리에서 바쁜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1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왔지만, 아이오아이의 컴백 소식을 들은 순간만큼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다시 한 무대 위에 선 아이오아이를 보는 순간, 묘한 위로와 벅찬 감정이 밀려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LOOP



891a5808-ae53-40e7-96e3-b36ead7660f8_img_3.jpg

 

 

그리고 그 기다림에 보답하듯 대중의 반응 역시 뜨겁다. 컴백과 동시에 타이틀곡 <갑자기>는 멜론 TOP100 2위까지 오르며 단순한 추억 이상의 힘을 증명했다. 오랜 시간 아이오아이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이 성적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이 실제로 닿았다는 증거이자,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았던 감정에 대한 응답에 가깝다. 한때의 유행으로 소비되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누군가의 청춘과 기억 속에 살아 있었음을 보여주는 순간인 셈이다.


앨범 발매와 함께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2026 I.O.I Concert Tour: LOOP>의 막이 오른다. 이후 방콕과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투어도 이어진다. LOOP라는 이름처럼,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이어진다.

 

아이오아이는 단지 한 걸그룹이 아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K-팝 산업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한 첫 번째 거대한 실험이었고, 시청자와 함께 아이돌을 만들어낸다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었다. 그렇기에 아이오아이의 이름은 누군가에게 단순한 그룹명이 아니라 청춘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웹진섬네일.png

 

 

10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어떤 감정들은 그 긴 시간 앞에서도 희미해지지 않는다. 지금의 K-팝은 수많은 4세대와 5세대 아이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전국시대다. 그 한가운데서 다시 돌아온 아이오아이는,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순간적인 화제성’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남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증명하고 있다. 일시적인 추억팔이로 끝날지, 진정한 귀환으로 기억될지는 결국 음악과 무대가 증명해낼 일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의 아이오아이는, 그 질문에 누구보다 따뜻하게 답하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이 재회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마주한, 지금의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반가운 인사다.

 


 

정가은.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