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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전, 가족들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보러 갔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출발하려던 순간, 아빠가 택시에서 핸드폰을 두고 내려 아빠는 그것을 찾으러 가야 했다. 그래서 아빠를 빼고 뒤늦게 셋이 출발했다. 생각보다 늦게 출발해서 지하철역부터 공연장까지 정말 미친 듯이 뛰었던 순간은 잊을 수 없다. 그 당시에 더 예민했던 나는 아빠의 실수에 화가 났었지만 공연장에 앉아 공연을 보면서 분노, 짜증은 사라졌고 공연을 봤던 즐거움만 가득 남게 되었다.

 

우연히 엄마와 걷다 올해 4번째 '빌리 엘리어트'가 공연한다는 홍보물을 발견했다. 그 당시에 아빠가 못 봤던 것이 마음에 걸렸고 엄마와 오빠도 다시 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예매해서 다녀왔다.

 

'빌리 엘리어트'는 내가 학기를 휴학하고 처음 봤던 영화라 의미 있게 생각하는 영화이다. 또한 몇 년 전 뮤지컬을 보러 가던 순간을 생각하며 올해 뮤지컬은 과연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했다. 공연장에 들어와서 내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있어서 놀랐다. 그 당시에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미 아는 줄거리, 한번 봤던 공연이라 익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초면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같은 공연임에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공연을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미 봤던 공연도 거리낌 없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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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연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음악이었다.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음악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에는 노래, 연기, 춤만 보였다면 이번에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황, 감정을 음악으로 나타낼 수 있구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공연을 보러 가서도 '음악'이 주는 변화무쌍함을 더 잘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음에서 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노래, 연기, 춤을 춘다. 마지막 동작서 살짝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리더라도 그 자세를 유지하려는 에너지, 헐떡거리는 호흡으로 마무리하는 어린 빌리를 보면서 감동받았다.

 

물론 연습하면서 동작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준비했을 텐데 본 공연을 하면서 발생하는 변수는 감수하고 그 공연 자체를 집중한 모습이기 때문에 내가 공연을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 싶은 나에게 참 좋은 공연이었다.

 

이전에 어린 빌리를 맡았던 배우가 이번 공연에서 성인 빌리 역할을 맡아서 같이 호흡을 맞췄다는 것도 의미 있게 느껴졌다. 그때와는 다른 성인 역할을 맡으면서 성인 빌리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기존에 봤던 공연들을 기회가 된다면 또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작품은 무수하게 많이 있기 때문에 봤던 것을 보고 또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봤던 공연을 보더라도 느끼는 게 다양하기 때문에 그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다.

 

다음엔 기존에 봤던 작품 중 어떤 것을 다시 보게 될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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