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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 인물과 완전히 동일하게 보이는 것을 좋은 연기라고 한다. 그리고 배우들은 인물을 온전히 연기해 내기 위해,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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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삼매경>은 과거 함세덕의 <동승>에서 도념 역을 맡았던 배우 지춘성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연극은 배우의 후회에서부터 시작된다. 세간의 호평을 받았으나 배우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도념이 되어 연기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남아 있다. 그런 후회는 자신의 직업인 배우에 대한 성찰로도 이어진다. 완전히 연기를 하지 못한 채 관객을 만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아닌지 후회하기도 한다.


과거의 이야기에 연극은 환상을 덧붙인다. 시간이 지나 삼도천을 건너 극락으로 가는 길에서 배우는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며 연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그렇게 극락으로 가는 대신, 왔던 길을 돌아가 무대로 간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완전히 도념을 연기해 보고자 한다. 그 자기성찰과 도전의 과정에서 연극을 하며 만났던 동료들, 그리고 원작 <동승> 희곡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시 마주한다.


바탕이 된 희곡 <동승>에서 도념은 자신을 절에 두고 사라진 엄마를 그리워하며, 절 밖으로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인물이다. 아들을 잃고 절에 찾아온 미망인이 우연히 도념을 만나고는 양자로 삼고자 한다. 도념 역시 미망인의 가족이 되기를 바라나, 주지 스님의 반대에 부딪히고 만다. 처음에 어머니의 죄를 이유로 반대하던 주지 스님은 도념의 애원에 점점 마음이 흔들리나, 도념이 미망인을 위해 산의 토끼를 죽인 것을 알자 불같이 화를 내며 끝까지 두 사람을 막아 세운다.

 

결국 미망인은 홀로 집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졌다고 느낀 도념은 홀로 절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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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그리워하는 도념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는 연출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신을 온전히 비워내고 그 인물로서 무대 위에 서 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자신은 도념과 같은 삶을 살지 않았기에, 온전히 그 인물로서 무대 위에 서 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배우는 자신이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느꼈던 감정들,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감정들을 연기에 녹여내고자 하기도 한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이 만족할 만한 진정한 연기를 해내지 못했고, 그 후회는 배우를 계속해서 도념에 매달리도록, 다시 무대로 돌아오게 만든다.


반복되는 과거와 몇 번이고 재연되는 <동승>은 그 자체로 배우의 자기성찰과 후회의 굴레를 보여준다. 반복되는 기억의 조각들 속에서 배우는 결국 원래의 도념을 죽이고, 자신만의 <동승>을 써 그곳에서 유일한 도념이 되기로 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살아나는 원래의 도념들을 죽이고 무대 위에 선다.


그러나 도념이 미망인을 위해 산의 토끼를 잡는 장면에서, 배우는 자신이 잡은 게 토끼가 아닌 과거 자신의 머리임을 깨닫는다. 주지 스님의 "배우는 허구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야. 그러니 존중받아 마땅한 자신에게 다시는 덫을 놓지 말아라'라는 말처럼, 과거의 도념을 죽이는 것은 결국 그를 연기했던 과거의 자신을 죽이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토끼를 잡은 도념을 혼내듯 주지 스님은 배우를 꾸짖고, 배우는 그 과정에서 마침내 자신의 후회와 성찰에 대한 답을 찾는다. 자신이 없다면 연극 속 인물도 살아 숨 쉴 수 없고, 노력해 왔던 시간도, 연기도 없어져 버린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배우는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그토록 매달려왔던 도념을 '아름다운 미완성'이라고 생각하며, 성찰의 시간과 후회를 남겨두고는 무대 위를 떠난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삼매경>은 완전히 몰입해 있는 상태를 이르는 단어이다. 잡념을 떠나 오로지 한 대상에게만 집중하는 경지. ‘삼매경’은 배우가 도달하고 싶었던 완전히 도념이 되어 연기하는 경지이자, 그리고 스스로가 연기에 대한 후회, 성찰에 대한 답을 내리는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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