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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의 여름은 온통 brat의 열기로 가득했다. 그 엄청난 흥행을 등에 업고 가장 뜨거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Charli XCX가 이번에는 초록색 열기를 뒤로 하고. 폭풍과 함께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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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개봉한 에메랄드 펜넬의 영화 <폭풍의 언덕>은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무려 8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가 함께 한다는 소식에 화제와 우려를 함께 모았다.

 

개봉 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역시 여러 복합적인 평가들이 영화를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전작 <프리미싱 영 우먼>과 <솔트번>에서 보여준 에메랄드 펜넬의 과감함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며, 소설의 리메이크작들 사이에서 가장 도발적인 작품 중 하나라 평가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를 둘러싼 여러 이슈들에도, 팝 팬들의 이목을 끈 건 역시 사운드 트랙이었다. 고전 소설을 리메이크하는 영화의 사운드 트랙에 찰리 XCX가 참여한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많은 이가 의구심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바운더리를 증명하듯 고전의 비극마저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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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한 곡을 요청 받았던 찰리 XCX는 작품이 담은 지독한 추위의 느낌에 끌려, brat 투어 기간 중 앨범 전체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brat을 함께 작업한 핀 킨(Finn Keane)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그렇게 완성된 찰리 XCX의 Wuthering Heights는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넘어, 찰리 XCX가 새로 구축한 Goth Brat의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전작 brat이 파티의 엉망진창을 보여주었다면, Wuthering Heights는 영혼 깊은 곳의 엉망진창을 대면하게 하는 듯하다.

 

트렌드의 최전선을 이끄는 아티스트가 고전의 비극과 만났을 때의 충돌은 마치 몰아치는 폭풍처럼 강렬하게 귀에 맴돈다. 찰리는 얼터너티브 팝의 에너지 대신, 뼈저린 추위가 느껴지는 서늘한 분위기를 담아낼 사운드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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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꼐 폭풍을 완성시킨 목소리들


 

앨범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은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존 케일(John Cale)이 참여한 앨범의 첫 번째 트랙 'House'이다. 고딕 음악의 대가와 찰리 XCX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이 앨범을 상징하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I think I'm gonna die in this house"


반복되는 가사 위로 불길하게 연주되는 현악기들은 숨을 조이는 것처럼 긴장감을 가져다준다. 존 케일의 목소리는 <폭풍의 언덕>에서처럼 사랑이 가져온 비극 그 자체를 읊조리는 듯하다. 감정을 절제하지 않는 데에서 오는 매력은 파멸할 때까지 모두를 밀어 붙이는 그 폭풍과 닮아 있다.

 

여기에 더해, 스카이 페레이라(Sky Ferreira)의 몽환적인 피처링이 더해진 10번 트랙 Eyess of the World는 파멸에 가까워가는 사랑의 자취를 보여준다. 이 트랙 역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드라마틱한 과잉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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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XCX는 단순히 영화의 분위기를 돕는 조력자에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스크린을 넘어, 소설에 담긴 과감하고 파멸적인 폭풍의 에너지를 그대로 음악으로 치환해냈다. 어떤 것이든 자신의 색깔에 맞춰 풀어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낸 셈이다.

 

그녀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더 깊은 자신만의 세상으로 우리를 끌어 들이고 있다. 그녀의 가사처럼, 상처를 숨기는 대신 흉터를 갑옷처럼 입고 선 찰리 XCX는 진정한 아티스트란 끊임없이 자신을 파괴하고 다시 지어가는 존재임을 증명한다.

 

어쩌면 우리가 찾던 폭풍의 서사는 진흙탕과 안개가 묻은 찰리 XCX의 앨범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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