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가장 자주 생각하게 되는 건, AI 시대에 어디까지를 ‘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카메라로 찍히지 않은 이미지들. 즉, 데이터로 생성되고, 알고리즘으로 조합된 이미지들이 과연 영화의 연장선에 놓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다.
기존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기록’의 매체였다. 카메라는 세계를 향해 놓이고, 그 앞에서 벌어진 사건과 시간은 필연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현실과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생성형 AI 이미지와 영상은 이 전제를 흔들어 놓는다. 이제 이미지는 더 이상 촬영되지 않아도 존재할 수 있고, 현실에 없었던 장면 역시 너무나 그럴듯하게 만들어진다.
단순히 발전된 CG의 수준이 아니게 되었다. 이 변화가 단순한 기술의 진보인지, 아니면 영화 또는 영상이라는 매체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상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제작 과정의 변화다.
전통적인 영화 제작에서 연출은 현장과 배우, 카메라를 통제하는 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일부 AI 영화 산업 시장에서는 텍스트와 선택, 조합과 수정의 과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프롬프트를 쓰는 행위, 결과물을 선별하고 방향을 잡는 과정이 과연 연출의 새로운 형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기에 놓여있다. 이 질문은 단순히 기술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창작자의 주체성과 책임에 대한 문제로 이어진다.
동시에, 요즘의 영상 소비 환경 역시 이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이미지 소비는 서사보다는 즉각적인 시각 정보와 인상을 요구한다. 이 환경에서 생성형 AI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흐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해졌던 이야기와 맥락, 인물의 축적이라는 영화적 가치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고민으로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고전적인 영화 문법과 새롭게 등장한 이미지들 사이의 충돌 지점을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들이 사실은 오래된 서사 구조를 반복하고 있는 순간들이라거나, 반대로 기존의 영화 문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지점들이라거나.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질문을 붙잡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
영화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확장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요즘 나는 계속해서 이 질문들 주변을 계속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