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언제나 시의성을 가지기 마련이며, 나라가 어려울 때에 예술이 꽃핀다는 말은 이러한 시의성에서 기인한다. 대중과 가장 가까운 영화 산업군 할리우드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데에 특히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제임스 카메론의 흥행 시리즈작, <아바타>는 이러한 측면에서 굉장히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로 유명하다.
해당 시리즈로 약 54억 달러, 우리 돈 약 8조를 벌어들인 제임스 카메론은 이제 제작사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려 3시간 20분의 긴 러닝타임을 자신있게 선보였다.
영화는 미제국주의, 원주민 침탈에 대한 반성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나비족으로 변한 백인 남성인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그들의 문화를 배우며 적응해나가고, 나비족의 리더인 토루크막토가 되는 과정을 그린 첫번째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멧카이나 부족을 등장시키며 인간과 나비족의 긴장 구조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간들이 지속적으로 나비족의 영토와 문화를 정복하려드는 플롯은 미국의 19세기 서부 개척과 원주민 말살 정책이 연상되며, 이들을 반동세력으로 두게 되면서 과거에 대한 반성적 서사를 써내려가는 것이다.
다만, 이는 서구의 오리엔탈리즘과 문화 중심주의에서 크게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판의 여지가 있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나비족을 SF적인 요소와 함께 상당히 아름답게 그려냈으나, 초반 편은 물론 두, 세번째 시리즈까지 이들의 이끄는 것은 주인공인 제이크 설리이다. 로컬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제 3자, 즉 미국 역사의 나레티브에서는 미국인으로 치환되는 인물이 그들의 승리를 주도하는 모습은 결국 백인의 나레티브에 나비족을 종속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비약일 수 있으나, 자연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야만인이라는 설정은 오리엔탈리즘의 정석적인 시야로 보여질 여지가 존재한다.
<아바타3>는 분명 이전 시리즈보다 나은 부분이 있는 작품이다.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성과 서사 부분에서 이를 찾을 수 있는데, 단연 빛나는 캐릭터는 재의 부족 망콴의 족장 바랑이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나비족의 신인 에이와에 배신감을 느끼고, 신을 믿기보다는 자신들 고유의 문화와 방식을 만들어나간 리더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인물이다.
인간의 무기를 보고도 이에 대한 반감을 가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운용해줄 수 있는 쿼리치를 영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후 이전 아바타 시리즈처럼 쿼리치의 파트너로 전락해버리는 평면적인 진행과 전편과 유사한 흐름이 아쉬울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바타는 늘 여성 캐릭터 활용이 제한적인데, <아바타3> 역시 발전된 모습보다는 전형적인 성역할에 갇혀있다는 사실 역시 종종 비판받는 지점이다.
첫 작품의 아성을 뛰어넘는 작품은 몇 없겠으나, <아바타3>는 캐릭터성을 제외하면 모두 전편의 복제에 가까운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시리즈는 <아바타>의 센세이셔널한 풍경과 상상력은 점점 무뎌져가니, 새로운 것이 필요한 시기임은 틀림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물론 뛰어난 영상미와 상상력으로 극장의 존재 의의를 증명하는 작품 중 하나라는 점은 반론의 여지가 없고, <아바타4>와 <아바타5> 역시 기획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제임스 카메론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다시금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