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인터미션 시간을 거쳐 영화 <위키드: 포 굿>이 2025년 11월 19일 개봉했다. 순간적으로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압도적 스케일과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믿고 보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약 220만 명의 관객을 현혹시킨 위키드의 끝은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까?
서쪽 마녀라 불리기 이전에 ‘엘파바‘란 이름을 갖고 있듯 모든 악인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었다. 검은 심장으로 변하기 전 그 누구보다 순수했을지도 모를 빌런들의 탄생 서사를 다룬 영화 세편을 소개한다.
부드럽고 강한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
물레 바늘같이 생긴 날카로운 뿔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 새빨간 립스틱과 강렬한 녹색 눈빛은 누가 봐도 빌런의 모습을 한 ‘말레피센트’이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도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다. 부드럽고 긴 갈색 머리와, 황금빛으로 물들여진 크고 강한 날개를 가진 그녀는 요정들의 숲 ‘무어스’를 지키는 따뜻하고 친근한 존재였다. 그런 그녀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는데 바로 인간 소년 ‘스테판’ 이였다. 둘은 어린 시절에 만나 신비로운 숲 무어스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다가 16살이 되던 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첫사랑이 되었다. 첫사랑은 늘 실패라 그랬던가, 인간의 왕의 욕심이 화가 되어 요정들의 세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운명이 달라지게 된다.
사랑이 뭐길래 숲과 생명을 살리던 그녀의 마법이 어쩌다 작디작은 아기에게 저주를 내리는 용도로 쓰이게 된 걸까? 그리고 공주 오로라와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까? 화려한 영상미와 말레피센트 역의 ‘안젤리나 졸리‘의 변신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어디서든 나만의 방식으로 보여줄게 <크루엘라>
1961년 개봉한 디즈니의 17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에서 처음 마주한 크루엘라의 모습은 모피에 죽고 모피에 사는 미치광이 같아 보였는데 어릴 적에는 그 모습이 꽤나 무섭게 느껴졌다. 그런 그녀에게도 꿈을 좇는 열정 넘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2021년의 <크루엘라>의 이야기이다.
크루엘라의 본명은 ‘에스텔라‘로 라틴어로는 ‘별’을 뜻한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별과 같이 패션 쪽으로 빛나는 재능을 갖고 태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반짝거리며 눈에 띄는 존재가 되었다. 이는 어릴 적부터 마치 달마시안 같이 반쪽은 하얗고 반쪽은 검은 머리 색을 타고난 탓도 있는데 유니크한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겐 ’스컹크‘라 불리며 놀림거리가 돼버리고 말았다. 단정한 교복 대신 자신이 디자인 한 재킷을 입고 다니던 에스텔라는 단 한순간도 자신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했고 안타깝게도 그런 그녀의 행보는 학교와는 맞지 않아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패션의 중심 ’런던‘으로 가면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별과 같이 반짝이기도, 때론 별과 같이 외로운 시간들로 변하게 된다.
2021년 ‘엠마 스톤’의 빌런 변신으로 화제가 된 <크루엘라>는 94회 아카데미 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영화제에서 의상상을 휩쓸 만큼 다양하고 기발한 의상들로 눈을 현혹시킨다. 게다가 아주 미치지도 어색하지도 않게 적절한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는 ‘엠마 스톤’ 뿐만 아니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을 연상시키게 하는 고풍스러운 연기의 ‘엠마 톰슨‘의 모습도 이 영화를 이끄는 큰 역할을 한다. 에스텔라가 스스로 크루엘라가 되기로 한 이유는 뭘까? 화려한 의상과 반항기 넘치는 캐릭터들이 가득한 영화 크루엘라였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조커>
배트맨의 영원한 라이벌, 고담 시의 지독한 광대 ‘조커’는 2019년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으며 그야말로 조커 열풍을 일으켰다. 강렬한 빨간색 슈트를 입고 춤을 추며 계단을 내려오는 유명한 ’계단 신‘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며 조커의 메인 장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인공 ‘아서 플렉’은 ‘병적 웃음증’ 환자로 전두엽에 이상이 생겨 감정적 자극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웃음이 튀어나오는 증상을 앓고 있다. 유명한 코미디언을 꿈꾸는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웃음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인 설정이 조커가 빌런으로 변하게 되는 사건, 사고에 중요한 장치가 된다. 거울 속 광대 분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손가락으로 입꼬리를 올려 억지웃음을 짓는 장면을 볼 땐 평범한 사람들과 같아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사회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하는 시사고발적인 고민까지 들 정도였다. 빌런이기 이전에 사회적 고립자였던 아서 플렉이 규율과 법을 뒤흔드는 폭도들의 왕 조커가 되기까지의 모습을 스릴 넘치게 그린 영화 <조커>는 92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 흥행에도 성공하여 두 번째 편인 <조커: 폴리 아 되>가 2024년에 개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