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만의 우주에서 산다. 나만의 우주는 물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마음과 영혼이 사는 방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우주에 사는 사람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또 다른 우주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전이자 모험이었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1969년 7월에 이뤄졌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이 사건은 과학 기술 발전의 대명사로 꼽힌다. 사령관은 닐 암스트롱, 달 착륙선 조종사는 버즈 올드린, 사령선 조종사는 마이클 콜린스였다. 이들 중 마이클 콜린스는 ‘아담 이래 가장 고독한 남자’로 불렸다. 사령선 조종을 위해 달의 뒤편에 홀로 남은 그는 인류 최초 달 착륙이란 영광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이클 콜린스는 달에 착륙하지 않은 채, 사령선을 타고 달의 궤도를 돌며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돌아오길 기다려야만 했다. 지구와의 교신이 끊긴 상태로 홀로 비행한 그의 고요한 항해 또한 역사에 위대한 흔적으로 남았다. 2025년 11월 11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한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마이클 콜린스의 삶과 고독한 모험을 그린 1인극 뮤지컬이다.
충무아트센터 개관 20주년 기념 공연인 <비하인드 더 문>은 충무아트센터 창작 지원 프로그램인 ‘창작 뮤지컬 어워드 넥스트’ 2023년 최종 우승작이다. 아폴로 11호의 그림자, 숨겨진 영웅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를 1인극 형식으로 풀어낸 <비하인드 더 문>은 2022년 창작산실 대본 공모에 선정된 기대작이었다. 그 후 창작 뮤지컬 어워드 넥스트 2023년 우승작을 차지한 극은 2024년 쇼케이스 또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약 5년여의 창작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된 <비하인드 더 문>은 김한솔 작가·강소연 작곡가·김지호 연출이 개발 과정부터 힘을 모았다. 여기에 채한울 음악감독·홍유선 안무감독 또한 합류해 오랫동안 다듬어온 작품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다.
2025년 11월 11일부터 2026년 2월 8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 마이클 콜린스 역엔 네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프랑켄슈타인>, <그날들> 등으로 꾸준히 대극장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유준상이 <즐거운 인생> 후 17년 만에 소극장으로 돌아왔다.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 <셰익스피어 인 러브>,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연극·뮤지컬 및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성한, 이혼> 등의 드라마를 넘나들며 장르 불문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정문성 또한 같은 역에 이름을 올렸다.
<트루스토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지킬 앤 하이드>(연극) 등 대극장과 소극장, 연극과 뮤지컬을 모두 소화하며 강렬한 에너지를 선보이는 고훈정 또한 무대에 선다. <세일즈맨의 죽음>, <튜링머신> 등 연극에선 탄탄한 연기력을, <미드나잇>, <아가사>, <명동로망스> 등 뮤지컬에선 개성 있는 목소리와 노래 실력을 겸비한 고상호도 출연한다. 고상호는 2023년 창작 뮤지컬 어워드 넥스트에서도 <비하인드 더 문> 마이클 콜린스를 연기한 바 있다.
2023년 창작 뮤지컬 어워드 넥스트에서 관객과 전문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아 우승을 차지한 <비하인드 더 문>은 한 명의 배우가 완성하는 깊이 있는 서사와 음악으로 개막 초부터 호평받고 있다. 달의 뒤편을 완벽하게 구현한 무대와 섬세한 조명 연출 또한 완성도 높은 무대 미술에 힘을 보탰다.
침묵과 기다림, 그림자란 이름으로 인류의 위대한 모험을 고독하게 지켜낸 마이클 콜린스. 그가 살아내고 발견한 우주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유준상, 정문성, 고훈정, 고상호까지 네 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해석과 연기로 그려나갈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묵묵하지만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간 이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