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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메시지


 
『예술은 죽었다』는 제목만큼 단호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에게 예술이라 함은 대체로 '미술품'을 가리킨다. 그는 오늘날의 미술계가 활력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하며, 죽어 있는 예술을 다시 삶의 현장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래 인간은 예술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과 연결되었으나, 지금의 예술은 자본주의와 개인화의 흐름 속에서 '엘리트 계층의 전유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특정 소수의 취향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미술품은 이미 '죽은 예술'이며, 관객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본래의 예술을 되찾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p.24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예술이 정말로 예술 자체를 위한 것이라면, 왜 우리는 끊임없이 외부의 승인과 가치를 갈구하는가?

 

p.65 자본주의가 예술을 돈으로 환산하며 삶과의 연결을 지웠다면, 목표지향주의와 엘리트주의는 예술을 소수의 권위에 종속시켜 그 본질-이유, 과정, 소통 -을 더욱 멀리 밀어낸다. 현대 예술계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목표지향주의와 특정 엘리트 집단의 인정 없이는 가치를 부여받기 어려운 구조로 얽혀 있다. 예술은 원래 창작자의 내면에서 시작해 관객과의 대화로 완성되는 여정인데, 오늘날에는 미술관 전시나 저명한 갤러리의 선택이라는 '도장'이 찍혀야만 인정받는다. 이런 현실은 예술을 대중의 삶에서 분리하고, 소수의 손에 의해 정의된 취향과 권력에 얽매이게 한다.

  

 
저자는 또한 ‘작가의 내밀한 세계관’을 경계한다.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닫힌 세계는 관객의 공감을 어렵게 하고, 예술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본래 목적에서 멀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예술이 다시 공동의 장으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술이 우리 삶과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 희망을 찾고 싶다면

 
『예술은 죽었다』는 에세이적이고 서술 중심으로 흐른다. 담론의 지층을 깊게 탐구하기보다는 관찰과 질문의 리듬을 중심으로 구성된 구조 때문이다. 책의 초점은 ‘예술이 왜 죽었는가’를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데 있지 않고, ‘예술이 왜 멀어지고 있는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질문하는 데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러한 문제 제기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예술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저자는 예술을 다시 삶의 한가운데로 가져오는 여러 실천적 방안을 고민하며, 예술이 본래 지녔던 참여성·공동체성·상호작용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미술계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통찰력 있게 짚어내면서도, 독자에게 비관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은 여전히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설득력 있게 건네며,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예술은 죽었다』는 단순한 미술 비평서가 아니라, 예술이 우리 삶과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 탐구하게 만드는 촉발점이 되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책의 강점은 사유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작품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루이즈 부르주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현대미술의 굵직한 작가들은 물론, 그들의 작품이 지닌 맥락과 의미를 설명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책 속에 함께 실린 작품 사진과 시각 자료들은 단순히 텍스트로만는 전달하기 어려운 감각적 요소를 채워주어, 독자가 예술의 흐름과 문제의식을 더욱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게 한다. 이런 구성 덕분에 이 책은 비평서이면서도 일종의 ‘시각적 참고서’로서 기능하며, 예술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친절한 안내서가 된다.
 
 
 

정답 대신 질문을 던지는 예술서, 『예술은 죽었다』


 
따라서 『예술은 죽었다』는 예술 담론을 처음 접하거나 오늘의 예술 환경을 다시 검토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적합한 책이다. 현대 미술계가 관객과 어떤 지점에서 어긋나고 있는지, 예술 본질이 어디에서 희미해지고 있는지를 환기시키는 텍스트이며, 거대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자는 이 전달자의 질문 속에서 자신만의 예술관과 해석의 지평을 다시 점검하게 된다.

『예술은 죽었다』는 예술 종말론적 고전 텍스트의 연장선보다는
그 담론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전달자’적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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