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도저히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일이나 사건을 미스터리라고 한다. 보통 우리에게 미스터리라고 한다면 괴담이나 귀신 등을 떠올릴 것이다.

 

청소년기 한 번쯤 친구들 사이에서 무서워하며 들었을 미스터리들에 끌린 세 명의 청소년이 있다. 세 사람은 미스터리 소녀클럽이라는 동아리를 만들고, 미스터리를 찾아 나선다. 청소년과 미스터리, 이 두 가지 키워드에서 연극 <미스터리 소녀클럽>은 시작한다.

 

<미스터리 소녀클럽>의 이야기는 세 사람의 존재와 욕망만 두고 많은 갈래로 복잡하게 뻗어나간다. 극의 초반에서는 세 인물의 성장배경과 동아리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후반에서는 이를 미스터리 요소와 함께 복잡하게 활용해 나간다.

 

‘만약에’와 함께 수천 갈래의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으로 뻗어나가는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건, 세 명의 청소년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상성의 기준에 맞지 않아 받은 상처들, 그리고 그만큼 세 사람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청소년기는 자아가 확고해지고 완전해지는 과정이다. 세상과 부딪히면서, 때로는 세상에서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가며 청소년은 성인이 되어간다.

 

하지만 세상에 아직 자신을 설명할 언어가 없어서, 그렇기에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아 점점 자신의 자리를 뺏겨가는 청소년들이 있다. 자리가 없어진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 이유를 찾으려 한다.

 

만약에 그랬다면, 그러지 않았다면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자신이 행복했을지도 모르는 세상을 생각해 본다.

 

 

무제97_20251108085642.jpg

 

 

록을 좋아하는 승혜는 어른이 되면 승팔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싶다. 팬픽을 좋아하는 연우는 소설을 쓰는 자신이 자기 그 자체로 이해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리나는 연우와 승혜와 함께하는 동아리가 소중하다.

 

하지만 동아리가 해체되며 승혜는 죽음, 혹은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버리고, 연우는 보통 정상적으로 여겨지는 삶을 살아가며 리나는 갑자기 시한부를 선고받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청소년기에 던졌던 만약에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만약에라는 질문의 끝, 어딘가의 세상에서는 승혜가 아닌 승팔이가 록스타가 되어 살아간다. 어딘가에서는 소중한 전자사전을 뺏어간 어른에게 연우가 당당하게 맞선다. 어떤 세상에서는 리나가 여전히 친구들과 미스터리를 찾아 나서며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여러 환상적 요소가 겹치고, ‘만약에’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가지가 셀 수 없이 뻗어나가는 만큼 연극의 흐름을 바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야기 구조도 어렵지만, 초반부에 캐릭터 설정을 지금보다 더 세세하고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다면 후반부의 혼란이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있다. 조금만 더 완성도를 높여서, 더 좋은 극장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만약에 없이 자라지 않은 사람은 없기에, 아직도 만약에가 마음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극으로 다시 관객을 만나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