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시절은 21세기 초이다. 2011년을 기점으로 폐지된 토요일 등교를 마지막으로 겪은 세대인데, 때문에 라떼는 학교를 가는 토요일과 놀토의 구분이 있었다. 또, 미국의 파라마운트 산하 채널인 니켈로디언이 수입되어 미국 드라마들이 유입되던 시기이기도 하다. 토요일 오후, 나는 학교를 갔다 오고 나면 거실 중앙에 앉아 티비를 트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니켈로디언의 호황기에는 드레이크 앤 조쉬, 빅토리어스, 샘 앤 캣, 아이칼리 등 다양한 하이틴 드라마들이 줄을 이뤘다. 나는 그중에서도 “아이칼리”라는 드라마를 가장 좋아했는데 칼리, 샘, 프레디라는 세 인물이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인터넷 방송인 "아이칼리쇼"가 인기를 얻으며 겪게 되는 일상을 다룬 시트콤이다.
주요 등장인물
![[크기변환]KakaoTalk_20251106_010239939.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0117_nhtvrhre.jpg)
칼리
arly Shay (칼리 셰이)
배우: Miranda Cosgrove
밝고 착하며 리더십이 있는 소녀.
친구들과 함께 웹쇼 iCarly를 만들고 진행하는 주인공.
오빠인 스펜서와 함께 살고 있으며,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남.
![[크기변환]KakaoTalk_20251106_010030900_04.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0122_bfielutp.jpg)
샘
Sam Puckett (샘 퍼켓)
배우: Jennette McCurdy
칼리의 절친이자 iCarly 공동 진행자.
터프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 먹는 걸 좋아함.
종종 과격한 행동을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매우 의리 깊음.
![[크기변환]KakaoTalk_20251106_010030900_05.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0126_ezbabyez.jpg)
프레디
Freddie Benson (프레디 벤슨)
배우: Nathan Kress
iCarly의 기술 담당(촬영/편집/음향).
초반엔 칼리를 좋아하는 순정남. (후반엔 샘이랑 사귄다.)
약간 깐깐하고 진지한 면이 있지만 책임감 강함.
엄마가 매우 과보호하는 것으로 유명.
![[크기변환]KakaoTalk_20251106_010030900_02.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0130_kwgyelmk.jpg)
스펜서
Spencer Shay (스펜서 셰이)
배우: Jerry Trainor
칼리의 오빠이자 보호자, 직업은 예술가
엉뚱한 성격과 실험적인 조각 작품들로 코믹한 상황을 자주 만듦.
어른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아이 같은 캐릭터. 여자친구가 자주 바뀐다.
![[크기변환]KakaoTalk_20251106_010030900_01.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0136_vgnfyffh.jpg)
각각의 에피소드는 15분~20분 분량으로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 꼽자면 시즌3 에피소드
![[크기변환]PPNIK_ICARLY_244_1489057_1920x1080.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1331_zpnwvvpd.jpg)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저 종이박스에 담긴 것이 미국식 중화요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 처음 상경했을 때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일들 중 하나가 여의도에 있는 '판다익스프레스 먹기'였는데 아직까지도 기회가 없어 먹어보지 못했다.
노라 더쉴릿 편 외에도 칼리의 방이 불에 다 타버려서 스펜서가 새로이 인테리어를 해주는 편, 샘과 정반대 성격을 가진 쌍둥이 언니 멜라니 편, 스무디킹에서 키스를 하던 샘과 프레디 편 등등...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은 종종 돌려보곤 한다.
![[크기변환]스크린샷 2025-11-06 030721.pn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30811_awhdxzfv.png)
더불어 에피소드 전개 도중 인서트 되는 시애틀 도심의 모습은 경기도 외각 소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환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어릴 적 내가 살았던 동네는 이렇다 할 고층빌딩도, 빼곡한 빌딩숲도 없었는데 아마 이때부터 대도시에 대한 동경을 품었던 것 같다.
칼리의 오프닝곡인 Leave It All To Me는 “Leave it all to me”라는 반복되는 메시지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와 미숙한 현재 속에서도 스스로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율성과 가능성을 강조한다. 경쾌한 리듬과 낙관적인 가사는 10대 하이틴물인 아이칼리의 희망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한다.
![[크기변환]KakaoTalk_20251106_010030900_06.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11/20251106020140_rbytznya.jpg)
니켈로디언 코리아는 개국한 후 16년만인 2022년 폐지되었다. 아이칼리도 시즌7를 끝으로 에피소드 종료 소식을 알렸다. (리바이벌 시즌이 있긴하나 오리지널 시즌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버린 니켈로디언과 아이칼리.
어렸을 적 나에게 지구반대편에는 시애틀이라는 곳이 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옷을 입고, 이런 음식을 먹으며, 이런 생활을 하는구나를 깨닫게 해주었던.
이제 나는 아이칼리를 보던 때처럼 어리지도 않고, 그때처럼 티비를 볼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다.
학교, 과제, 아르바이트 등 삶의 근간을 이루기 위해 내게 주어진 과업들을 해치우려면 많은 에너지 소모가 필요하기에 늦은 저녁, 일과를 마치고 자취방에 돌아오면 피곤한 얼굴의 도시 노동자의 모습을 하고 늘어지게 된다. 그런 얼굴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작은 것에도 설레어하던 나의 모습은 닳아 없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화면 속 그들보다 더 나이를 먹은 내게는 샴푸통에 치즈드레싱을 넣는다거나, 휴대폰을 캄보디아로 보내버린다거나, 양말에 버터를 넣어 휘두르고 다니는 샘 같은 철딱서니 친구도 없다.
지금의 나는 스무 살이라는 상징적 나이를 넘긴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매일이 비슷한 결로 흘러가는 반복 속에 살고 있지만, 내 유년기 시절에는 티비를 틀면 언제나 나를 칼리 집 소파로 데려다주던 아이칼리 멤버들이 있었기에 하루하루의 형태가 비슷한 심상으로 마모되지 않고 각자의 특별한 결을 지닐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유독 삶에 염증을 느끼는 날이면 과거의 향수에 의존하게 된다.
잊고 지냈던 혹은 퇴색되어버린 기억 속 내 어린 날의 향수에는 이런 이들이 살고 있었음을 깨닫고 오랜만에 그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오늘, 당신의 어린 날의 향수에는 누가 살고 있었는지 생각해보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