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하여 연습생들이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모 예능 프로그램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기획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일부 프로그램 이외에 이러한 방식으로 데뷔한 팀이 전무하였으며, 데뷔 과정을 담은 서바이벌 형태의 프로그램 자체가 많은 대중들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들은 데뷔 후에도 그리고 팀 활동 종료 이후에도 대중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비록 지금은 여러 논란으로 인해 이와 같은 플랫폼의 프로그램이 더 이상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이와 같은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대의 전성기 속에서 걸 그룹 ‘아이즈원 (IZ*ONE)’이 탄생하였다.
비록 나는 아이즈원의 열혈 팬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아이즈원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걸그룹 중 하나이다. 한창 해당 시즌이 진행될 때 군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선임들과 함께 TV 앞에 앉아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아이즈원 '라비앙로즈'
매일 기상 시간이 되면 생활관의 막내가 TV에 최신 뮤직비디오를 틀어야 했는데, 당시 아이즈원의 데뷔곡 ‘라비앙로즈’가 항상 첫 순서였다.
나는 지금까지도 ‘라비앙로즈’를 들으면 당시의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일종의 ‘PTSD’라 할 수도 있다. 아무튼 나의 전 세대에 브레이브걸스, 나의 이후 세대에 프로미스나인이 있었다면, 나의 세대에는 아이즈원이 군통령으로 재림할 때였다.
아이즈원 'FIESTA'
아마 아이즈원이 그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걸 그룹의 딱지를 떼고 국민 걸 그룹이 된 시점은 ‘FIESTA’의 성공 시점일 것이다. 대중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음악 평론가들도 이 곡을 그저 아이즈원의 히트곡이 아닌 K-POP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한 곡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연습생이라는 신분으로 데뷔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성장 과정이 담긴 서사와 함께 풀어낸 강렬한 비트의 이 곡은 아이즈원만이 할 수 있는 ‘벅차오름’이란 감정의 장르를 탄생시켰고, 이러한 음악 스타일이 2020년대 초반 K-POP의 새로운 유행을 이끌었다.
이에 대한 공로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중 한 곳에서 뽑은 K-POP 100대 명곡에도 선정되는 등, 아이즈원의 위상은 신인 걸그룹 이상으로 높아져만 갔다.
아이즈원 'Panorama'
이러한 아이즈원의 음악 스타일의 정점에서 발매된 곡이 ‘Panorama’이다.
그동안 아이즈원을 대표하던 화려한 신스 사운드와 각 파트별 다채로운 멜로디 라인을 극대화하며 밝은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각 멤버가 맡은 파트가 서로 다른 장면을 연출하며 곡 제목처럼 한 편의 파노라마를 표현하고 있다.
사실 이 곡은 데뷔 때부터 활동 종료일이 정해져 있던 아이즈원에게 마지막 활동 곡이었다. 이와 같은 연출은 그동안의 활동들을 함축한 것이며, 이것들을 한 편의 영화이자 파노라마로 표현한 것이다.
현재 아이즈원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금의 K-POP을 이끌고 있다.
각 멤버들이 아이즈원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음악을 통해 보여주었던 그들의 아름다운 서사는 여전히 많은 K-POP 팬들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선명하게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