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凹凸

   

뭐라 읽을까.

 

얼핏 봐선 욕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건 아닐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테트리스 게임에서나 볼 법한 이 도형은 다름 아닌, 한자이다. 오목한 형상인 ‘凹’는 ‘요’라고 읽으며 오목하다는 의미이고, 볼록한 형상의 ‘凸’은 ‘철’이라고 읽으며 볼록하다는 의미이다. 새삼 한자가 상형문자에 기초한다는 사실이 환기된다.

 

사전에도 요철은 ‘오목함과 볼록함’으로 정의되며, 어순을 바꾼 ‘철요(凸凹)’ 또한 유의어로 등재되어 있다. 굳이 우리말로 바꾸자면 ‘울퉁불퉁’, ‘울룩불룩’ 정도가 아닐까 싶다. 주로 표면의 특성을 일컬을 때 사용되기에 ‘피부의 요철’이나 ‘비포장도로의 요철’ 등의 표현에서 만날 수 있다.

 

모든 한자가 이런 모양이면 참 외우기 쉬울 테고, 숱한 학생들이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도 떠오른다. 테트리스에서 두 모형만 번갈아 나오면, 게임은 영영 끝없지 않을까.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凹 凸

 

아쉽게도 우리는 테트리스에서 수많은 도형을 마주한다.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만 나온다면 순탄히 흘러갈 텐데, 생뚱맞은 기역이나 니은 도형만 줄줄이 나온다. 또 凹 다음 凸이 나오면 좋은데, 이럴 때는 꼭 사각형이 나온다. 누군가 전지적으로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선 필요 없는 도형만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그 상황이 아쉬울 뿐이지, 부정하진 않는다. 애초에 그것이 게임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대로 도형이 나온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싫증 나버릴 것이다.

 

아니, 그러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있을 것이다.

 

 

aedrian-salazar-mSS2r9_RGgA-unsplash.jpg

 

 

우리네 인생도 비슷하다.

  

사각형만 줄줄이 나오면 참 좋을 텐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예고된 도형은 하나 정도일 뿐, 불규칙한 도형들이 쏜살같이 밀려온다. 그러니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굴곡을 기꺼이 마주하자. 꾸역꾸역 맞춰 나가다 보면 속도가 붙고, 헤쳐 나가기 위해 부단히 애쓸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흥미를 느끼고 있지 않을까.

 

다행히 인생과 테트리스가 다른 점은,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굴곡은 어쩌면 다음 굴곡을 맞이하기 위한 연쇄작용이 아닐까. 무엇보다 과거에 어떤 도형이 나왔는지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미래에 나올 도형도 단순히 스쳐 가는 인연일지 모른다.

 

그러니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자.

 

그렇게 끊임없이 나아가다 보면, 모르는 사이 끝나는 게임이지 않을까.

 

 

김동연이 에디터의 다른 글 보기
일상의 음악, 이상의 책, 세상의 영화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