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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외모가 맘에 들어서, 스타일이 좋아서, 이상형이라서 같은 외면적 요소를 판단하기 전에, 상대를 처음 발견한 순간 어떤 이유에선지 몸이 찌릿!하는 전기적 신호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가? 어떻게 첫눈에 반했느냐는 질문에 논리적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서 결국 “잘 모르겠는데”, “운명?”, “삘(feel)?!”과 같은 납득하기 어려운 답으로 얼버무려 본 적 있는가?


누구나 ‘첫눈에 반하는 사랑’ 자체에 흥미를 둘 순 있지만, 그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만이 이 질문들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첫눈에 반할 확률에 대해 영국 [데일리 메일]이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남성이 여성보다 첫눈에 사랑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남녀 각각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5명 중 1명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 적이 있다고 답했고 남성 4분의 3은 채 3번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이미 상대에게 빠져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에 비해 여성은 10명 중 1명만이 첫눈에 빠지는 사랑을 경험해보았고 대부분 상대에 대한 확신을 갖기까지 적어도 6번은 만난다고 답했다. 이 조사 결과는 남성은 상대적으로 외모와 겉모습에 반응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여성은 복잡한 이해득실 따진다는 것을 근거로 설명되었다. 이 보도에서 중요한 것은 남성과 여성 중 사이 첫 눈에 빠질 확률의 우위를 따진다거나 첫눈에 빠지는 이유 등이 아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첫눈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첫눈에 반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할 확률은? 어제, 아니 몇 분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아예 모르던 사람이 곧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보통은 한쪽에서 먼저 첫눈에 반해 상대에게 다가간다. 상대 또한 그 부름에 고개를 돌리기 전까지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알 길이 없는 사람을 현재에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역시 상대를 마주한 첫 순간 사랑에 빠졌을까? 그 확률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동시에 사랑에 빠졌든 먼저 사랑에 빠진 이의 용기로 서서히 알아가며 사랑에 빠졌든, 어느 쪽이든 이렇게 시작된 사랑에는 꼬리를 물고 현실적인 물음이 피어난다. 이 사랑의 지속성은 어떨까?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


언론사 [Economist]의 < The science of love at first sight > 기사 속 심리학자 아얄라 몰락 파인스가 진행한 설문 조사는 다음과 같은 것을 나타낸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이들 중 장기 지속 관계를 유지하는 사랑의 11%는 첫눈에 반해서 사랑했다고 써넣었는데, 이는 ‘끌림’이라는 최초의 호의적 인상으로 촉발된 사랑의 감정이 장기간 유대를 지탱해주는 인연이 존재할 수 있음을 설명해준다. 첫눈에 반해 시작됐다고 해서 촉발된 모든 사랑이 불꽃처럼 쉽게 타오르고 꺼지는 건 아닌가 보다. 최초의 불꽃 덕분에 하늘 높이 길쭉하게 쏘아 올려지는 사랑도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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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눈에 반해 불가항력적 운명이라 느낀 사랑도 현실에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이 나는 사랑도 있다. 영화 [블루 발렌타인]에서 남자 주인공 ‘딘’은 이삿짐 센터의 직원으로 일하다 우연히 건너편 방의 ‘신디’라는 여자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긴다. 자신만의 아픔과 절망을 안고 있던 신디는 아무리 외면해도 본인의 문제를 보듬어주는 딘에게 애정을 느껴 미래를 함꼐 약속한다. 시간이 흘러 이 부부는 눈앞의 문제들에 직면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되며 끝내는 미워함을 넘어선 분노로 상대를 대하기 시작한다. 딘은 그저 신디의 사랑이면 충분했지만 신디는 마주한 현실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고 이는 곧 딘에 대해 환멸감으로 이어진다. 이 사랑은 어떻게 했어야 지킬 수 있었을까. 첫눈에 반하면 역시 부풀어있던 그 기대감은 쪼그라들고 실망감은 겉잡을수 없이 팽창하는 것인가. 그저 서로면 충분해서 주변 모든 것은 블러 처리되고, 첫 눈동자에 비췄던 그 순수하고 위험한 사랑의 기운이 반짝 빛나던 것들은 끝내 무서운 속도로 바래질 일만 남은 것인가. 운명의 장난같은 이 사랑 속에서 이들은 무엇을 더 할 수 있나.


모든 사랑에 존재하는 싸움의 순간은 (싸움은 남녀노소 어떤 시대에서 어느 정도 기간으로 사랑하든 모든 연인에게 필수적이다.) 첫눈에 반함이 뒷받침되어주는 사랑도 피해갈 수 없다. 오히려 이 싸움을 어떻게 직면하고 헤쳐나갈지가 이 사랑의 지속성에 더 핵심적인 열쇠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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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first fight, you never really know someone’til you see the other side of’em.

왜 그런말이 있잖아.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싸울 때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고.

under the moonlight cleaning your jaw that I can’t live without you.

달빛 아래에서 이를 악물고 있는 널 보며 깨달았지.

it was sparks at first sight But it was love at first fight.

첫 만남엔 기분 좋은 짜릿함이었지만 첫 싸움에서야 사랑을 배웠어.

 

- Lany, [Love at first fight]

 

 

친구든 연인이든 사람은 겪어봐야 알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이 전부 나와 똑같지 않을뿐더러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그 사람의 전부를 알고 있는 건 아니니 말이다. 첫눈에 빠지는 사랑은 직감에 의존하는 사랑이기에 상대를 알아가고 관계를 구축할수록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 맞는 것이 생겨도 운명이라 생각하면 그만이고, 운명을 배신할 용기가 없어서 맞지 않는 퍼즐을 억지로 맞추다 보면 당연히 어긋날 수밖에 없다. 그것조차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만, 상대가 내 생각과 달라서 알수록 꼬여가는 관계를 손 놓고 방관한다 해서 딱히 운명이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직면할 수밖에. 그런 점에서 위 노래의 가사는 흥미롭다. 가사 속 발화자가 상대에게 이끌리는 짜릿함을 안겨준 것은 ‘첫 만남(first Sight)’이지만, 상대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 순간은 ‘첫 싸움(first Fight)’ 때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상대이기에 이해해보려 서로 불편한 감정까지 주고받길 머뭇거리지 않는 건, 과연 사랑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쓰는 과정에서 알아차리길, 아무리 ‘첫눈에 반한 사랑’과 다른 사랑에 차별점을 두며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해도 결국 똑같은 문제와 해결책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사랑은 그 시작과 이유야 어찌 됐든 저마다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가지고 그 특별한 이야기는 동시에 보편성 안에 묶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낭만적이고 동화같은 이유는 머리를 쥐어짜내고 굴려봐도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찌릿!’이 이 사랑에 흐르고 있기에!

 

혹시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은, 이 사랑을 맛 본 적이 있거나 여전히 꿈꾸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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