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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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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요시고 사진전 1('따뜻한 휴일의 기록', 2021)은 팬데믹 시기 여행에 대한 갈망을 건드려 4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반향했다.

 

4년 만에 돌아온 두 번째 전시('MILES TO GO')는 그라운드 시소 센트럴에서 지난 6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Holiday memories’, ‘Close to the water’, ‘Of the seas’, ‘Through the windows’, ‘Into the alley’, ‘With new work noise’, ‘On the route’ 7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면에 반사된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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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관련된 섹션이 절반인 만큼 물과 함께 있는 인간을 포착한 사진을 주로 볼 수 있다.

 

‘물과 함께 있는 인간’과 같은 사진을 볼 때 우리는 왜 해방감을 느끼는 것일까? 일행은 도시화된 일상에서 물은 우리가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이를테면 샤워나 세수)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바다를 공감각적으로 느끼는 일을 좋아한다. 수면 위의 빛과 그림자,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일렁이는 물결, 규칙적으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 그 외에도 짭짤한 바다 냄새. 물결 모양처럼 유동적 이미지가 자유로움이라는 정서를 피워내는 듯하다.


요시고의 사진은 물의 질감이 만져질 듯 선명하면서 역동적이다. 사람들은 옷을 최소한으로 걸치고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물속으로 뛰어든다.

 

물이 가지고 있는 해방감을 극대화시킨 형태다.


 

 

전시의 내러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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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시소는 뛰어난 기획력으로 꾸준히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번 전시도 공간 기획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요시고 사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색채와 빛을 공간 기획에도 적절히 활용했다.


섹션과 섹션 사이에는 짧은 통로를 두어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듯한 느낌을 연상시킨다. 또한, 섹션 별로 전반적인 공간 색채를 다르게 구성하고, 프레임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사진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각 섹션별 소개문에는 조명을 쏘아 빛 자체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활용했다.

 

공간마다 재생되는 바닷소리나 도시의 잡음은 마치 그곳에 실제 있는 듯한 현장감을 더한다.

 

 

 

요시고의 기법: 비순응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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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하는 이들이라면 ‘낯섦’을 포착하는 감각이 필수적이다.

 

특히 사진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프레임화시켜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만의 독특한 포착과 해석이 중요하다.


요시고는 여행에서 목적지보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에게는 똑같은 장소에서도 항상 다른 무언가를 발견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결국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 그날 하루의 풍경을 결정한다.


요시고의 사진에는 언제나 흐릿한 형체가 등장한다. 초기 작품은 멀리서 장면을 관찰했다면 후반에 갈수록 초점이 가까워진다. 그러나 여전히 유리창 너머 윤곽이나 물이나 빛에 반사된 형체를 바라본다. 고명도와 낮은 대비의 사진은 어딘가 흐릿하고 그래서인지 항상 마주치던 서울의 풍경도 어딘가 다르게 보인다.


직접적이지 않은 한 겹의 프레임은 프레임 속 형상을 아름답게 꾸며준다. 몇몇 관람객들은 사진을 배경으로 소셜 미디어에 올릴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전시 공간이 타인의 예술을 통해 경험해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공간이 아닌 자신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에 그치는 것처럼 현대인들은 과정을 즐기기보다 목적만 취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듯하다.


요시고(yo sigo)는 스페인어로 ‘계속 나아가다’라는 뜻이다. ‘어디로 향하는가’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당신은 삶이라는 여행에서 어떠한 프레임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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