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고 싶지만 오늘도 이불 밖으로 나와
'나'로 살기 위해 애쓰는 모든 어른들에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하루라도 괜찮아.
멈추지 않고 오늘을 살아낸 너를 응원해."
어렸을 적, 우리는 누구나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려운 문제도 척척 해결하며 큰돈을 버는 유능한 사람,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며 많은 이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된 내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런 어른이 되기는 참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막상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보니, 밥벌이를 찾고 매일의 업무를 해내는 것,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소원해지지 않고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나다움을 지키는 일이다.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며, 어른들은 점점 무색무취의 인간이 되어가곤 한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고, 정신없는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모양인지 고민하기보다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 남들에게 인정받는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인지 찾느라 바쁘다. 어른으로서 1인분을 해내기 위해,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나다움을 포기한다. 그렇지만 사실, 각자 행복의 조건도 성공의 기준도 다 다르기에, 세상의 말을 따라 나 자신을 재단할 필요가 없다! 어릴 적 바라던 어른이 되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나답게 하루를 사는 용기'다.
이 책에는 여느 보통의 어른처럼 미래를 불안해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하고 싶은 말을 참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사소한 용기를 내고 있는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전업 화가가 되고 싶어 매일 화실에 출석하고, 자신의 느리지만 꾸준한 속도를 인정하고, 주변 사람에게 부끄럽지만 다정한 표현을 해보는 작은 용기들로 일상이 조금씩 충만해진다고 그녀는 고백한다. 나다운 하루를 지키기 위해서 그녀가 수년간 성실하게 그린 판다 그림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고민과 도전의 순간들이 더해져,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행복하고 싶지만 아직은 서툰 모든 어른에게 잔잔한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이 책의 저자, 김유미 작가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자신의 꿈을 찾았다. 지루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견디다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우연히 들어간 성인 취미 화실에서 자신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만난 것이다. 아무 조건 없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 돈이나 명예와는 상관없이 진정 이루고 싶은 꿈을 찾은 후 그녀의 인생은 변했다. 화가로서 대단히 유명해지거나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화가로 살 만큼 여유가 생긴 건 아니지만,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생각이 바뀐 것이다.
외로움을 지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약속 장소로 향하던 그녀는 이젤 앞에서 혼자 시간을 충만히 보내는 법을 터득했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서 자꾸만 어디론가 떠나려던 그녀는 어제와 같은 오늘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잊고 있던 도전과 열정 그리고 다정함 같은 가치를 다시 되새기며 살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꿈과 만난 10년 전의 그때와 다를 바 없이 여전히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저자는 작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1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열어 올해로 어느덧 여섯 번째 개인전을 치른 화가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 있게 말한다. 늦게라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나답게 걸어갈 것이라고. 그리고 완주의 핵심은 "남들의 속도와는 상관없이 내 페이스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어떤 꿈이든지 괜찮다. 책 읽는 엄마가 되는 것, 주말마다 10km를 달리는 것,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나를 좀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꿈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꿈을 꾸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김유미 작가의 소탈한 용기 이야기는 하나하나의 글마다 삽입되어 있는 판다 유화 그림으로 완성이 된다. 배경이 되는 하늘을 그리고, 하늘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무와 풀밭을 그린 후, 또 기다려 판다와 꽃을 그려야 비로소 한 작품이 탄생하는 유화는, 오랫동안 꾸준히 나다운 하루하루를 쌓아온 그녀의 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혼자 하늘을 날거나 꽃밭에서 배를 타고, 함께 연주를 하거나 캠핑을 가는 등, 그림 속 판다는 다양한 모습으로 행복을 실천하고 있다. 처음 봤을 때는 판다의 귀여움에 반하겠지만, 계속 보다 보면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묵묵히 인생을 즐기는 판다의 용맹스러움과 유쾌한 자긍심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판다 그림은 말이나 글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우리 안의 순수함과 희망을 깨워준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인생에서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펼쳐서 가만히,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어진다. 그렇게 펼칠 때마다 책 속의 따뜻한 글과 그림은 당신에게 속삭일 것이다. 당신의 모든 하루를, 꿈을, 용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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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하루 8시간은 직장인, 이외 모든 시간엔 '판다의 시간'을 그리는 화가.
작은 도전을 꾸준히 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비결이라 믿으며 10년째 매일 퇴근 후 그림을 그리는 사람. 그리고 출근길마다 퇴사를 꿈꾸면서도 물감을 살 돈을 벌기 위해 기꺼이 일하는 보통의 17년차 직장인이다.
유독 삶이 지치고 외로웠던 2014년 여름, 무엇이라도 의욕을 되찾고 싶어서 취미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했지만,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이후 그는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여전히 하루 8시간을 직장인으로 살지만, 여러 차례 전시회를 거치며 '화가'라는 또 다른 정체성이 굳건해졌다. 무엇보다,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는 자신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는 재능이 있다는 걸 새롭게 발견했다.
뒤늦게 찾은 꿈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더욱 빛나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일상에서 작은 용기들을 내며 살고 있다. 여전히 그는 소심하고, 그의 꿈은 진행형이지만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어른들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지은 책으로는 [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