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여름 대표 뮤직 페스티벌 ‘사운드베리 페스타 2025’에 다녀왔다. 사실 라인업에는 평소 익숙하지 않았던 아티스트들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와 음악에 입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느껴졌다. 락부터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무대에서, 그동안 내가 잘 알고 있던 장르는 더 즐기고, 잘 모르던 장르는 알아가고 싶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번 사운드베리 페스타는 킨텍스에서 진행되었으며, 가운데 커다란 스크린을 중심으로 양쪽에 무대가 있는 형식으로 탁 트인 공간이었다. 또한 음식을 먹으며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취식존도 마련되어 있어, 관객들이 보다 자유롭게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일차 라인업은 FRankly, can't be blue, Dragon Pony, jisokuryClub, 오월오일, YENA, 이무진, 최유리, 루시, 하현상, N.Flying, 10cm로 총 12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사운드베리 페스타 2일차 무대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무대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회고해보려 한다.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 Dragon Pony
나에게 가장 새로운 발견으로 느껴진 밴드는 ‘Dragon Pony(드래곤포니)'다. 이번 사운드베리 페스타 라인업을 확인한 뒤 드래곤포니의 ‘Not Out’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듣곤 했지만, 실제 페스티벌에서 이 곡을 들었을 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음원보다 보컬 라이브가 훨씬 생동감 있어서 좋았고, 음원으로는 잘 듣지 못했던 밴드 사운드가 현장에서는 풍성하게 들려서 기억에 남았다. 또한 이 곡은 불완전하고 두려운 현실 속에서도 앞으로 계속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노래하며, 오늘날 청춘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내 취향이었던 곡은 ‘모스부호’였다. 대부분의 가사가 한국어로 구성되어 있어 더 감성적이고 낭만적으로 와닿았고, 보컬의 청량한 음색이 무더운 여름과 잘 어울렸다. 페스티벌에서 처음 들어본 곡임에도, 집 가는 내내 후렴구가 떠올라서 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
무엇보다 무대 내내 아티스트분들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덩달아 나까지 행복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 내내 진심 어린 행복과 밝은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나 이들은 적극적으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여, 무대 일부로 끌어들였다. 이처럼 무대를 이끄는 모습을 보고, 데뷔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일방향적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감상하는 관계에서 더 나아가, 드래곤포니는 관객이 그들의 청춘에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따라서 드래곤포니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청춘의 순간을 다 함께 공유하고 기억하는 하나의 경험으로 남았다.
희망을 전하는 솔로 아티스트, YENA
YENA(최예나)의 음악은 데뷔 초부터 꾸준히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 페스티벌에서 어떤 곡으로 무대를 꾸밀지 기대되는 아티스트 중 하나였다. 특히 예나의 음악은 청량하고 밝은 사운드 속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 일상에서 작은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힘이 있다.
대중적인 곡인 ‘네모네모’를 시작으로,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리는 ‘Lemon-Aid’, 밴드 사운드와 락 장르가 강하게 느껴지는 ‘Lxxk 2 U’ 등 댄스, 발라드, 락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그동안 예나가 구축해온 예나만의 장르를 자유롭게 보여줬다.
대부분 댄스곡이다 보니 관객들이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무대였으며, ‘Taste the Music, Feel the Flavor’라는 이번 사운드베리 페스타의 슬로건과 잘 어울렸다. 혼자서 무대를 채웠음에도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무대를 완성해 나갔다.
특히 ‘Good Morning’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평소 예나의 타이틀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밴드 사운드와 예나의 라이브가 더해져 훨씬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특히 ‘Suns’ up Wassup’ 부분은 관객들도 함께 따라 불렀는데, 서로에게 오늘 하루에 대한 위로를 건네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고받는 것처럼 와닿았다. 이처럼 예나는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건네며 모두가 기분 좋은 무대를 만들었다.
오랫동안 낭만과 설렘을 전하는 밴드, N.Flying
엔플라잉은 항상 나의 학창시절 추억 속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었다. 엔플라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옥탑방’은, 학생 때 친구들과 많이 듣기도, 부르기도 했기에 음악을 들으면 자동으로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페스티벌에서 마주한 엔플라잉은 나에게 무대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 주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러, 페스티벌에서 본 엔플라잉은 여전히 청춘과 낭만을 노래하고 있었다. 특히 엔플라잉의 ‘Preview’라는 곡에서 이들만의 감성이 잘 드러났는데, 연인과의 이야기를 영화처럼 풀어낸 듯한 재밌는 가사가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보컬을 담당하는 두 멤버의 음색이 다른 점이 이 곡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무대 위에서 다 함께 모여서 노래를 부르거나, 서로 에너지를 나누는 모습은 멤버들 간 화합이 돋보였다.
뜨거운 여름을 오래 기억하는 법
사실 나는 여름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무덥고 습한 날씨는 밖에 나가자마자 금방 지치게 만들었고, 무언가를 즐긴다는 감각마저 흐려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페스티벌에서 무대 위의 아티스트들이 전하는 에너지와 관객들의 열기. 이러한 순간들이 뜨거움을 즐거움으로 바꿔주었고, 이번 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사운드베리 페스타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대한 새로운 기억과 의미를 선물해준 페스티벌이다. 사운드베리 페스타 덕분에 가장 뜨겁고 무더웠던 올해 여름을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