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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영어 시에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대표로 한 ‘5음보격’이 있다면, 한국의 전통 시에는 조선 시대에 유행한 시조 ‘3장 6구 4음보’가 있다.

 

시조라는 단어에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 고전시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바로 이 ‘시조’를 화두로 무대를 구현해낸다. 글로 접했을 때 비교적 딱딱하게 느껴졌던 시조의 내용과 구절이, 공연을 통해 리듬과 운율을 통해 경쾌하게 재해석되며 흥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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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여타 뮤지컬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뮤지컬 작품 특유의 경쾌함과 흥을 잃지 않는다. ‘시조’를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답게 한문의 음차를 통한 언어유희 및 패러디 또한 상당하다. ‘시조’의 매력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무대가 2시간 반 동안 펼쳐진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에서 가장 중독성 있는 넘버는 ‘이것이 양반놀음’이다. 작품의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고 직접적으로 담아낸 넘버이기도 하다.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백성들이 양반 행세를 하며 시조와 흥으로 자유를 외치고, 결국 권리를 찾아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다. 분명 가상의 조선 속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았음에도, 관객들은 점차 백성들의 외침에 감화되고 공감한다.


관객들의 적극적인 소통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작품 전반 내내 유지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막에 등장하는 ‘조선시조자랑’은 전국노래자랑 BGM이 재생되며 해당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패러디를 통해 관객들에게 친숙함과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 호응과 참여를 유도해 한국의 전통적 연극인 마당극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마당극 자체가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 관중들의 인식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천민 신분이지만 개의치 않고 시조를 통해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단’, 조정을 장악한 홍국의 딸임에도 정의와 자유를 위한 길을 찾아 나아가는 ‘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상반된 듯 닮은 ‘단’과 ‘진’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객은 두 사람의 조력자인 골빈당, 그리고 백성 하나하나의 삶에 귀 기울이며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작품 속 인물들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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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그 어떤 작품보다도 관객이 무대 위 인물들과 하나 되어 자유와 변화의 외침을 함께하게 되는 뮤지컬이다.

 

무대 위의 외침이 관객에게 닿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결국 시조를 되찾아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결말을 보면, 한마음으로 뭉쳐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우렁찬 외침으로부터 힘과 용기를 얻는다.

 

흥과 한, 두 감정을 절묘하게 담아낸 한국적인 정서가 살아 있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당당히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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