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많은 밴드가 있다.
그러나 들어는 봤는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공연하는 밴드, 솔루션스를!
‘솔루션스’는 아무도 살지 않는, 철거 예정인 인왕아파트를 무대로 꾸며 공연해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밴드다. 독특함과 신선함 그 간격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솔루션스만의 정체성처럼 느껴진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에 각각 박솔, 나루, 권오경, 박한솔이 자리하여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드는 그들. 사실은 높은 연차로 농후하게 익은 그룹으로, 2012년에 데뷔하여 2개의 정규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정규 1집
특히, 2024년에 발매된 정규 3집은
10년만에 발매한 솔루션스의 정규 3집, [N/A]
앨범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도저히 이 시대의 창작물이 아닌 것만 같은 심오함이 뼈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질 때,
마치 선전포고 같다. 대중들에게 함께 모험을 나설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 묻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 도약적이면서 실험적인 색채는 이어지는 12개의 트랙에서도 차례대로 느낄 수 있다. ‘DNCM’, ‘Superstition’, ‘ATHENA’에서는 밴드 특유의 벅차오르면서 감정을 최대치로 뿜어낸 고양감이 선율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어지는 트랙, ‘三’, ‘Damn U’에서는 좀처럼 접해보지 못한 구성, 그리고 게임에서나 들어볼 수 있을 법한 사운드를 넣어 인더스트리얼 락을 떠올릴 수 있는 개성과 색채를 더했다.
음악을 들으며 가장 당혹스러웠던 트랙은 ‘잎샘’. 노래와 노래 그 사이를 이어주며 귀가 쉬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미션 곡이지만, 나른해지는 초반부와는 달리 점차 템포가 빨리지고, 급격히 루즈해지는 리듬을 반복하며 한시라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사운드에 숨죽이며 귀를 열고 다음 트랙은 어떤 음악일지, 또 얼마나 신선할지 저절로 기대하게 만든다.
역시나 예상에 예상을 뒤엎는 트랙 구성이 이어진다. ‘Fireworxx’는 여름의 말미를 미리 맛본 듯 녹진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와닿아 전형적인 락을 떠올리게 했다면, ‘Maximizer’에서는 또다시 음악적 실험을 거듭하며 멜로디를 그저 흘러가게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특히 후반부의 프리스타일 밴드 연주가 이어지는데, 베이스 음 두 줄이 흐름을 끊는 신호를 알리며 힘껏 튕겨진다. 이때 음파와 함께 반향을 일으키는 에너지가 눈앞에 선명히 그려져 저절로 솔루션스의 무대를 궁금하게 만드는 정도다.
마지막 트랙 ‘Venus’의 경쾌한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꿈과 현실의 경계처럼 흐릿해지다가 색다른 사운드가 겹치는 구간을 분명히 듣게 된다. 송골송골 땀이 맺힌 늦은 오후의 단 잠을 깨우듯 선명히 울리는 벨 소리를 끄며 앨범의 모든 트랙은 끝난다. 도저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상하리만큼 깊고 난해한 꿈을 꾼 느낌은 분명히 남아있다. 앨범은 우리가 생각하는 딱 그대로의 모습이다.
여름은 ‘열다’의 명사형, 그 말과 참 잘 어울리게 이제 막 더위가 쏟아지기 시작한 7월이다. 거리의 울창한 나무들의 활력있는 모습으로 밴드 솔루션스의 사운드는 빈틈없이 귀를 가득 적신다. 그러면서 동시에 전혀 예상치 못한 앨범의 구성, 사운드로 느껴본 적 없는 신선함을 새롭게 선사한다. 그 어떤 계절보다 진심으로 우리를 녹게 하려는 이 더위에 바람과 같은 칼자루가 될 그들의 정규 3집 앨범, [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