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한 번 ott로 봤던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 이번에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여 다시 봤는데, 그 충격이 무뎌지긴 커녕 여전히 강렬했다.
영화는 한 어머니가 첫 번째 아들을 출산하면서부터, 그녀가 들어갔던 감옥에서 만났던 고문관이 자신의 자식이었음을 우연히 발견하는 과정까지 총 망라하여 보여준다.
마치 누군가의 삶의 일대기, 그 과정을 밟아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몇몇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나 유서와 관련해서, 죽은 자의 마지막 간곡한 부탁을 들어준다는 그 스토리가 꽤나 익숙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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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과거와 그 과거를 추적하는 딸과 아들을 교차하며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고 매끄럽게 서사를 진행시킨 그 연출과 편집이 탁월하게 느껴졌다.
또한 제목이 참 오묘하다. 그을린 사랑.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누구의 누구를 향한 사랑일까. 아마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 즉 그 고문관에 대해 느꼈던 사랑을 뜻하는 게 아닐까한다. 오래도록 증오했던 누군가가 사실은 자신의 자식이었음을 깨닫자 결국은 자식이기에 그 감정이 사랑의 감정으로 변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증오의 감정이 사랑의 감정이 되기까지 여러 수난과 세월의 흔적으로 검게 그을려졌기에, 제목이 그을린 사랑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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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인데 그것이 1이 될 수 있을까라는 마지막 아들의 대사. 나는 이 말이 처음에 무엇을 의미하는 줄 몰랐는데 결국 그 말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형과, 아버지가 결국 동일 인물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고 그걸 알아들은 딸은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린게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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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지막 어머니의 유서는 그 두 자식들을 통해 고문관인 아들에게 전달된다. 그는 그 유서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정말 살기 싫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지만, 그 아들에 대한 관객의 정서적 몰입이나 개입을 감독은 원치 않은 듯하다.
자신의 어머니인걸 몰랐더라도 결국은 그가 저지른 짓은 결코 용서할 수없는 짓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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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 영화가 그 마지막 20분을 위해 남은 시간이 할애 되었다고 볼수도 있지만 유서가 자식들에게 전달되는 그 과정은 실로 담백하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 지난 과정들이, 그 모든 세월이 무색하면서도 허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아버지와 형의 유서는 한사람에게 애초부터 돌아가도록 만든 어머니의 유서였다.
그걸 쓸 때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결국 이 영화는 말로 형언하기 힘든 어떤 감정적 진동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걸 망라하는 그간의 모든 고통과 수난의 총체를 보여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 모든 감정의 파동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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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영화가 끝나고 나서 그 모든 것들이, 즉 잠시 어딘가에 걸려있던 것들이 빠져나와 파도처럼 밀려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대단한 감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떤 것이든 관객을 작품으로 인도하는 감독이라 생각한다. 듄을 만든 감독이라고 믿기지 않을정도로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전에 본 감독의 다른 작품 에너미와 그 분위기가 비슷한 측면도 있는듯하고, 미스터리의 향이 짙게 밴 인류애적 드라마인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명작이라고 하긴 꺼려졌던 측면도 없지 않으나 수작 그 이상임은 분명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