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총 5일간 코엑스에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다. 나는 친구와 함께 3일 차, 금요일에 방문했다.
도서전에 방문하는 인원이 작년부터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올해엔 온라인 얼리버드 예매로만 티켓이 마감돼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그 때문에 현장 예매를 생각하고 있던 지인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도서전은 올해 첫 방문이었기에 기대감이 컸다.
계획이라고는 꼭 방문하고자 하는 출판사들의 이름뿐이었다.
어떤 우연으로 어떤 책들을, 어떤 문장들을 만나게 될지 두근거렸다.
![[크기변환]KakaoTalk_20250624_060707321.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06/20250624061700_sqdztwps.jpg)
8시 50분. 행사 시작보다 1시간 10분이나 일찍 도착했는데도 줄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있었다. 입장 팔찌를 받고 행사장에 입장했을 땐 10시가 조금 안 됐던 것 같다.
도서전의 첫인상은 쾌적함이었다. 넓은 공간, 시원한 공기, 그 안을 가득 메운 책들과 책 냄새들. 흡사 대형서점 같기도 했다.
출판사별로 준비된 다양한 이벤트와 굿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인기 많은 굿즈들은 오픈하자마자 품절이 되는걸 보고 오픈런 하길 잘했다고 친구와 눈빛을 주고받았다.
![[크기변환]KakaoTalk_20250624_060843791.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06/20250624061733_uoytsqfv.jpg)
A홀 중앙의 대형 출판사들이 각자만의 컨셉으로 알록달록하게 꾸며둔 부스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문학과 지성사의 종이로 만든 부스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민음사의 '상상독서단' 이라는 기획이 참신하고 재밌게 다가왔다. MBTI처럼 독서 성향을 카테고리화하고 각 성향에 맞는 책들이 큐레이션 되어 있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형 출판사들의 경우 사람이 너무 몰려서 여유롭게 책을 여유롭게 구경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흥미가 생긴 책들은 온라인이나 서점에서 구매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올 수밖에 없었다.
캐리어를 끌고 온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 친구들과 삼삼오오 방문한 사람들, 혼자 진득하게 책 구경을 하던 사람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한 공간에 모여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연결되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꼭 들르고 싶었던 부스들을 들른 다음엔 발길이 닿는 데로 움직였다. 돌이켜보면 사람이 많았음에도 전혀 시끄럽지 않았다.
내년 도서전을 위해서는 꼭 체력을 기르고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크기변환]KakaoTalk_20250624_060745138.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506/20250624062503_apcbgeko.jpg)
독서 열풍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이 나온다. 텍스트힙이니 과시용 독서니 패션독서니 하는 것들 말이다.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단순히 찍어 올리는 용으로 책을 소비하는 행태들을 뜻한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대답하고 싶다. 아니, 오히려 좋을지도 모른다. 그 동기가 지적 허영심이 됐든 과시용이 됐든 군중심리가 됐든 독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하물며 출판사들은 이들을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렇게 책에 입문한 사람들이 언젠가 하나의 애독자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이며 그 안에서 무엇을 얻어가느냐는 개인에게 달린 문제이니 차치하고, 나는 이 독서 열풍이 꽤 반갑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도서전은 단순히 책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책을 '경험'하는 공간 같았다.
주제 전시, 북토크와 같은 행사와 더불어 출판사 및 작가와 독자의 직접 만남, 다양한 굿즈와 이벤트들, 다양한 분야로 큐레이션 되어 전시된 책들과 직원분들의 책 추천까지. 도서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기회로 책, 그리고 사람들과 만나는 소통의 장이었다.
그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은 또 한 번 나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 주겠지.
나는 무엇을 붙들고 사는가. 나의 믿을 구석은 무엇인가. 내가 만나는 삶의 꼭지가 많아질수록, 나의 믿을 구석도 쌓여가길 바란다.
이러한 이유로 예정되지 않았던 책을 몇 권 사 왔다.
이제 아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날의 내가 운명처럼 이끌린 세계는 어떤 곳인지 살피러 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