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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밥밥에 있는 것과 없는 것


 

이광수와 도경수의 2박 3일 구내식당 200인분 도전기, 라는 ‘콩콩팥팥’의 스핀오프 ‘콩콩밥밥’. ‘콩콩팥팥’에 비해서 약간 낮은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유튜브에 공개한 풀버전의 조회 수는 500만 뷰를 넘었다. 김기방,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로 시작하여 1년이 훌쩍 넘기고서야 구내식당 스핀오프를 들고 온 이광수와 도경수는 차승원과 유해진이 직접 수확한 감자 140kg을 모두 소진하고 200명 이상에게 구내식당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계약서를 쓰며 시작한다.

 

 

 

스핀오프 예능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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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팥팥’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에는 농사를 짓는다는 참신한 기획과 더불어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내기로 유명한 4명의 남자 배우들이 모였을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게스트들 역시 그들과 친한 차태현, 조인성, 임주환 등의 배우들이었다. 이미 그들만의 유머와 서사가 있는 출연진들은 어색하지 않게 오디오와 화면을 채워갔다.


또한 연예인들이 좋은 집에 사는 걸 보여주거나, 외국에 놀러 가서 맛있는 것을 먹는 요즘 흔한 예능과 다르게 이 넷은 정말 농사를 지어 수확을 했다. 그들이 짓는 농사가 옆집에 사시는 진짜 농사꾼 할아버지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콩콩팥팥에는 한여름 땡볕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땅을 파서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농약을 뿌리는 일련의 과정이 전부 담겼다. 열심히 고생하는 모습들.


그리고 됴리사가 있다. 취사병 출신인 도경수는 처음 해본 음식도 눈대중으로 턱턱해내고, 스탭들과 농사를 도와주는 현지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매 끼니 어렵지 않게 음식을 만드는 도경수의 손재주와 정말 ‘많이’ 먹는 이 네 남자들의 먹방 역시 매 회차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농사짓던 콩콩팥팥에서 뜬금없이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콩콩밥밥이 된 건 마지막 요소 때문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요리를 잘하는 아이돌, 근데 대량조리도 잘하는 아이돌. 그냥 넘어가기 아쉬운 소재다.

 

 

 

무해함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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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200인분, 을 목표로 시작한 ‘콩콩밥밥’은 예전에 그들이 했던 ‘콩콩팥팥’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그들의 몫이다. ‘연예인이 요리해서 직원들 밥 먹이기’가 시혜적으로 연출되지 않고 노동의 현장으로 보이는 것이 콩콩밥밥의 가장 큰 호감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로 사용할 감자를 받으러 삼시세끼 촬영장에 찾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메뉴 선정 및 장보기, 요리하기는 물론이고 인원수 조사를 위해 에그이즈커밍 직원들에게 한통 한통 전화 돌리기, 홈페이지에 들어갈 홍보 문구 작성, 아르바이트 섭외 등등. 이광수와 도경수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태에서 8시 출근 후 1초도 쉬지 않고 일하다가 오후 8시가 넘어 퇴근한다.


이들은 12시간 내내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그러면서 매 끼니 준비 과정에서 순서가 꼬이고, 음식을 태워 먹는다. 베테랑이지만 매 끼니에 한 번씩 ‘아 실수했어요.’라고 말하는 도경수는 다음 끼니에도 무언가를 빠트리고, 무언가를 까먹는다. 한 번에 척척 이루어지는 법이 없다. 콩콩밥밥에는 광수와 경수의 고난, 역경, 성취와 기쁨이 있지만 연예인들이 잘 먹고 잘사는 삶에 지친 시청자들의 박탈감은 없다. 자리에 한 번도 앉지 못하고 지하 식당에 갇혀 음식을 하는 모습은 여느 직장인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 응원하게 되고, 그 고난, 역경, 스트레스를 딛고 200인분을 달성한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즐겁게 만든다.

 

 

 

광수와 경수도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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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동’ 사이에 들어가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역시 ‘콩콩밥밥’의 호감 포인트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원’들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콩콩밥밥에는 직원들의 얼굴과 이름, 출신 학과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편집 없이 등장한다. 에그 직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구내식당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이광수와 도경수는 연예인들이 늘 그러하듯 ‘갑’의 위치를 선점할 수 없다. 계약서를 쓸 때 조차도 그들은 ‘을’이다.


출연진 두 명은 식당 사장과 주방장이라는 설정에 몰입한다.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이광수 때문에 팀플 실패로 절망하는 도경수와 자신이 사장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궁시렁거리면서도 잡일을 도맡아 하는 이광수 역시 흔한 식당 직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은 직원들이 200인분을 먹어줘야 미션을 성공할 수 있다. 식사 시간을 놓친 직원들에게는 간식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줘야 하고, 식사를 하러 오지 않는 직원에게는 전화를 해 와달라고 부탁한다. 이광수와 도경수는 여기서 연예인이 아니라 회사의 또 다른 직원이 된다. 직원들도 이들을 딱히 연예인으로 대하지 않는다. 신기해하지도, 팬이라고 말하지도 않고 그저 오늘 점심 메뉴가 무엇인지, 먹고 싶은 메뉴가 있는데 그걸 해줄 수는 없는지 묻는다.


직원과 직원의 관계에서 시작하여 그들이 2박 3일간 쌓아가는 라포는 꽤나 깊다. 이쑤시개가 없냐는 마케팅팀 직원에게 이쑤시개를 사다주며 직원을 놀리고, 마지막 날에 워터픽 칫솔을 선물하는 이광수의 모습은 유쾌하다. 제발 와주시면 안되겠냐고 전화를 돌리고 2인분을 먹으면 체크를 두 번 해달라고 하는 비굴한 모습 역시도. 맛있게 먹어주는 직원들을 보며 감동하고, 음식의 의도를 알아채는 단골직원과 이야기하며 눈을 빛내는 도경수의 모습은 진지해서 웃음이 난다. 간식을 배달하러 가서 게임을 하고, 진 팀의 직원을 아르바이트로 불러서 잡일을 돕는 모습이 화면에 빠짐없이 담긴다. 2박 3일간 이들은 모두 직원이며, 모두 친구가 된다.


이광수와 도경수가 200인분, 140kg 감자소진에 실패했더라도 콩콩밥밥은 즐거운 예능이 되지 않았을까. 메뉴 선정, 장보기, 음식하기, 배식하기, 홈페이지 피드백 반영 후 멘트 적기, 직원들 취향에 맞추어 특식 만들기, 중간중간 게임하며 아르바이트생 직접 섭외하기. 광수와 경수의 바쁘디 바쁜 8 to 8 노동 후 영혼 없는 모습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콩콩밥밥은 멋진 해외 로케이션 없이 지하에 갇혀 양파 한솥을 까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만으로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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