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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 Lloyd Webber 작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Maury Yeston 작의 뮤지컬 《팬텀》은 모두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다. 동일한 줄거리에서 파생되었지만, 극을 구성하는 세밀한 요소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The Phantom of the opera', 'Think of me' 등 유명한 넘버를 비롯하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 중 하나이다.

 

음악 교과서에서 '뮤지컬'이란 장르를 배울 땐 《오페라의 유령》이 소개되며,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전주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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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텀》은 국내 제작사 EMK가 올리고 있지만 국내 창작 뮤지컬은 아니다. 《오페라의 유령》과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었지만 《오페라의 유령》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브로드웨이에선 공연이 금지되기까지 했다는 연출자의 말이 있었다. 이처럼 《팬텀》에겐 조금 아픈 점이 있지만, 두 작품 모두 매력적인 작품임은 틀림 없다.

 

《오페라의 유령》과 《팬텀》에서 가장 크게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은 바로 인물들이다. 우선 《오페라의 유령》에선 팬텀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다. 팬텀의 과거도 오페라 하우스를 오랫동안 지키던 마담 지리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보다 훨씬 더 인물에 집중하고 있다. 《팬텀》에선 에릭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그의 과거사가 2부의 핵심적인 요소로 등장하며, 관객에게 직접 에릭의 서사를 보여준다. 두 작품 중 인물의 솔직한 감성선을 표현한 것은 《팬텀》 쪽이다.

 

 

당신이 몰랐던 오페라의 유령의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바로 팬텀의 맨 얼굴을 보게 된 크리스틴이다.

 

우선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은 팬텀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크게 놀라지만, 이내 가면을 잃고 수치스러워 하는 팬텀에게 다시 가면을 건넨다. 이 시점은 작중에서도 1부의 앞부분이며 이야기는 크리스틴은 팬텀의 얼굴을 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다.


그러나 《팬텀》에서의 크리스틴은 작중 2부가 다다를 때까지 에릭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크리스틴이 에릭에게 얼굴을 보여달라며 간청하자 에릭은 완강히 거부하지만, 크리스틴은 이미 자신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며 넘버 ‘내 사랑’을 부른다. 에릭은 결국 객석을 등지고 오직 크리스틴에게만 얼굴을 보이지만, 애절하게 부른 넘버가 무색하게 크리스틴은 생각보다 더 끔찍한 그의 모습에 놀라 그를 떠나게 된다.


물론 현실적인 반응은 《팬텀》의 쪽일 것이다. 그러나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이 《팬텀》의 크리스틴보다 조금 더 일관된 캐릭터성을 보이며 극의 개연성을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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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형식적 차이도 있다. 바로 이야기의 시작 방식과 흐름의 구조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노년의 라울이 옛 파리 오페라 극장의 경매장을 방문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극이 시작하자마자 샹들리에가 떨어지며 샹들리에는 다시 과거의 오페라 하우스를 부른다. 이러한 회상 구조는 극을 끝까지 보고 난 후 모든 사건을 회한과 상실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반면 《팬텀》은 동시적 현실 시간선을 따라 전개된다. 이야기의 흐름은 현재의 크리스틴과 팬텀, 그의 과거와 배경이 점차 드러나는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즉, 《팬텀》은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감정과 선택에 집중하며 이야기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높인다.


《오페라의 유령》이 극이 모두 끝난 후 여운을 강조한다면, 《팬텀》은 사건의 긴박성을 보여주며 무대 위의 사건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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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의 무대 연출 역시 차이가 난다. 《오페라의 유령》은 무대 속의 무대를 완벽하게 구현하여 마치 ‘한니발’, ‘돈주앙’ 같은 다른 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에 반해 《팬텀》은 보다 유동적이다. 건물 세트나 팬텀의 지하 하수구, 비밀 정원, 오페라 하우스 외부 거리 등 물리적 공간의 전환이 많다. 《오페라의 유령》처럼 극 중 극 역시 등장하지만 이는 사건 전개를 위한 짤막한 장면으로, 극 중 극이 이어지는 동안 무대 반대편에선 다른 장면이 이어진다.


뮤지컬 《팬텀》은 조금 더 한국인 맞춤형 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생의 비밀, 분열된 가족 등이 상세하게 묘사되며 에릭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는 반면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그의 일생을 곱씹게 한다.

 

‘얼굴을 보아선 안된다’라는 전제조건은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의 큐피드와 프시케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팬텀이 크리스틴을 오페라 하우스 지하로 데려가는 장면은 하데스와 함께 지하로 내려가는 페르세포네를 연상하게 한다.


현재 뮤지컬 《팬텀》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제는 고전 뮤지컬로 자리 잡은 두 뮤지컬의 매력을 비교해보려면, 우선 공연되고 있는 《팬텀》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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