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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럭셔리를 전시의 소재로 쓴다는 것은, 나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럭셔리는 풍요를 뜻하는 라틴어 럭셔스(Luxus)에서 파생되어 오늘날 사치나 명품의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달갑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구적 사상으로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김환기, 이우환 등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를 관통할 수 없을 뿐더러, 17세기 이후 사치를 의미했던 '럭셔리'를 조선시대에 적용하여 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구심이 내 안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의구심은 호기심으로 이어져, 전시를 끝난 후에도 그대로 나의 생각이 정체되어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 전시를 보러 발을 내딛었다. 

 

서울미술관은, 이번 전시의 의의에 대하여 "조선시대부터 동시대에 이르는 폭 넓은 시대적인 배경을 지닌 예술 작품을 소개하며 럭셔리의 본질을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럭셔리'를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명품의 특징이나 사치, 화려함으로 정의하고 이 전시를 본다면 이 전시가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1_쿠사마 야요이, Pumpkin, 2010s, FRP (Fiberglass reinforced plastic), urethane paint, 270 x 270 x 270 cm.jpg

 

 

어렵게 다가온다는 것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전시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를,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사치'의 의미로 보기에는 굉장히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럭셔리를 사치가 아닌, 조금 더 넓은 의미로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시간, 경험, 지식, 자유와 같은 개념은 럭셔리의 비물적인 속성과 연결됩니다. 본 공간에서는 정신성을 표출하고 다양한 내적 탐구를 시도한 작품들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럭셔리로 인식되는 현상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절제된 색채와 섬세한 질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물질의 영역에서 정신적인 영역으로 관객을 인도하며 묵상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나아가 한국인의 정신성을 이어온 현대 도예작품과 이들 주제로 표현한 작품들에서 럭셔리가 탐구하는 헤리티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서문 중

 

전시의 서문에서 말하듯, 우리는 '럭셔리'의 속성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 전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럭셔리'라고 칭하였으며, 그 가치는 작품의 절제된 색채와 질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헤리티지를 '럭셔리'로 본다면, 본 전시를 시대와 국적에 따라 발견할 수 있는 가치의 다양성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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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의 물질적인 특성을 탐색하는 Material Luxury와 정신적인 특성을 탐색하는 Spiritual Luxury와 Timeless Luxury, 알럭스가 기획한 Inspiring Luxury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럭셔리의 속성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Art of Luxury'는,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 럭셔리의 의미와 변화를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다만, 17세기에 정립된 '럭셔리'라는 개념을 다른 시대에 적용하여 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술계에서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과연 '럭셔리'라는 개념을 인식하고 이 작품을 만들었을까?", "다양한 작품을 '럭셔리'로 관통하여 볼 때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관한 답을 관객이 찾을 수 있다면, 보다 예술을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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