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중간에 끊기고, 목소리는 오른쪽 아래에서 들리고, 앨범 하나에 곡이 199개가 있고, 앞니도 하나 빠져 있고 무언가 많이 괴짜스러운 가수가 있다.
1990년생 캐나다 출신, 얼터너티브/배드룸 팝 장르를 주로 하는 Mac DeMarco다. 그는 혼자 작곡, 작사, 녹음을 하며 음악을 만든다. 2008년에는 Makeout Videotape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두 친구와의 합병을 하였다가 2011년부터 현재까지 솔로 활동을 하는 중이다.
가끔 엉뚱한 행동을 하며 아무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느긋하고 자유로운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그의 경쾌한 노래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사와 사운드적인 부분 속 나이, 헌신, 도덕에 대한 성숙한 주제를 숨기고 있다.
통 큰 바지와 알록달록한 셔츠, 반스 신발을 신은 스케이터의 미학을 담은 그의 패션처럼 그의 음악도 진한 개성과 멋을 가지고 있다.
앨범 This Old Dog는 나이가 들어감을 주제로 한 앨범이고, 오로지 악기로만 구성된 199곡이 있는 데모 앨범도 발매했으며, Mac Miller를 주제로 쓴 곡이나 ‘그녀는 샌드위치를 원한다’는 내용의 장난스러운 곡도 만든다.
동시에 Chamber of Reflection, Freaking Out The Neighborhood같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음악들도 있다. 다양한 음악적 특징이 있지만 마냥 색이 진한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색을 인정 받았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특이한 특징이 있는데, 매번 발매하는 음원의 데모 버전을 함께 수록하거나 따로 앨범으로 발매하는 특징이 있다. 이 데모들은 거칠고 불친절해 모난 음악 같지만 원래 음악보다 더 날것의 과정을 보는 것 같아 매우 매력적이다.
그의 작업실은 마치 괴짜 실험실 같고 그만큼 특이한 사운드를 매번 들려준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음악을 들어보면 묘한 사운드를 만들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매번 흔치 않은 걸 넘어서 들으면 이상한 코드를 쓰는데, 보통 대중음악이나 인디 음악에서도 예상 가능한 코드 진행이 있지만 Mac Demarco는 이런 형식을 깨며 뜬금없고 처음 듣는 텐션 코드를 사용해 음악을 만든다.
소리의 질감은 항상 질퍽질퍽하고, 척척하거나 거칠어 광기 어린 사운드를 들려준다.
결코 평범한 질감은 아니다.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진중하기도 한, 엉뚱하고도 어찌 들으면 따뜻하기도 한 음악이다.
음악이 아량이 넓은 건지, 아니면 정말 치밀한 음악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으면 정말 좋다.
<201902050 2>처럼 갑작스럽게 앰비언트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여 매번 이해하긴 어렵지만 계속 끌리는 이유는 불완전한 우리와 닮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음악을 들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걸 좋아하는데,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치 게임 속에 들어간 것 같아서 좋아한다.
익숙해진 것을 벗어나 틀을 깨고 새로운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면 더도 덜도 말고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