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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서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뽑으라고 하면 세 손가락 안에 꼭 드는 곳이 있다.

바로 노들섬이다.

서울에 수많은 한강공원이 있지만 노들섬은 유독 정이 가는 듯하다.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지만 시골에 와 있는 것만 같아서일까.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외딴섬에 방문한 것만 같아서일까.
 
노들섬은 한적하고 여유롭고 자유롭고 가벼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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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으면 일주일에 세 번까지도 노들섬에 방문한다. 돗자리에 도시락을 챙겨서 피크닉을 가기도 하지만 오다가다 한 번씩 곡 들른다.
 
조용히 이어폰을 끼고 강변을 산책하다 보면 개운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혼자 가만히 앉아서 물멍을 때리다보면 머리를 가득 채우던 잡념을 잊을 수 있게 된다. 노들섬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사색과 재충전 그리고 힐링이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꽤 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친구와 노들섬에 방문했다. 4월 말에 방문한 노들섬은 푸릇푸릇해진 녹음으로 초여름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한강 피크닉은 너무 덥거나 너무 춥지 않은 아주 짧은 봄과 가을에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깔고 누운 채로 눈을 감으면 온몸으로 노들섬을 느낄 수가 있다.
 
얼굴 위로 내리쬐는 햇살, 살랑거리며 팔다리를 스치는 바람, 사람들의 수다 소리와 잔잔한 음악 소리, 대교를 지나가는 지하철 소리까지 노들섬의 다양한 모습들이 전신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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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은 다른 한강공원보다 물 가까이 내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윤슬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윤슬의 색이 바뀌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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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하면 빼먹을 수 없는 것. 바로 노을이다. 온 하늘을 분홍빛으로,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을 보고 있으면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63빌딩, 대교, 지하철, 구름과 노을이 어우러져 이루는 풍경은 한동안 넋 놓고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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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 근처에 내가 애정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참 축복받은 일이다.
 
노들섬은 아마 올해 10월 이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안에 최대한 자주 방문하려고 한다. 아직 한 번도 노들섬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공사가 시작되기 전 꼭 한번 찾아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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