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요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8번째 요일’에 창조된 천사, 조지와, 현실에 지친 평범한 남자 아리의 만남을 그린다.
장애를 가진 조지는 일상의 작은 기적과 순수한 사랑을 믿으며 살아가고, 아리는 무너진 가정과 일상의 공허 속에 방황한다. 우연처럼 시작된 두 사람의 여정은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상처 입은 일상에 조심스럽게 온기를 불어넣는다.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해와 공감이라는 작지만 깊은 변화를 이야기한다.
다만 이 영화를 처음 마주할 때, 관객은 거칠고 천박한 방식으로 조지의 비주얼을 제시하는 연출을 보게 된다. 장애인의 외형을 희화화하는 듯한 초반부의 과격한 접근은, 설령 의도가 선하더라도 미학적 통일성과 설득력을 해친다.
<괴물>이나 <퍼펙트 데이즈>처럼 절제된 간접화법을 사용하는 영화들과 달리, <제 8요일>은 직접화법을 통해 조지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그로 인해 관객의 거부감을 초래한다. 영화가 이후 전개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지만, 초기의 미학적 파열음은 끝내 봉합되지 못한 채남는다.
영화는 주인공 아리와 조지의 관계를 통해 ‘공감’과 ‘세계관의 동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리와 조지의 세계는 근본적으로 다르고, 그 차이에서 비롯한 역학관계가 서사를 이끌어간다. 조지의 세계에 동화되는 과정을 통해 아리는 일상의 아픔을 직면하고, 조금은 용감해진다.
그러나 영화는 이 감정적 설득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디테일과 케미스트리에서 부족함을 보인다.
특히 후반부 환상적 전개는 개연성을 희생하며 이루어지고, 이는 영화가 가정법적 세계를 제시할 때 지켜야 할 도덕적 일관성에도 균열을 만든다.
결국 <제 8요일>은 장애인에 대한 ‘측은지심’을 공유하는 관객의 적극적 몰입 없이는 성립하기 어려운 영화다. 장애인의 이야기를 창조신화에 어설프게 덧대어 어색함이 느껴지고, 비주얼의 과도한 자극성, 각본의 결함이 이 영화의 미학적 한계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영화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은, 누군가의 세계를 이해하고 조심히 귀 기울이려는 태도다.
우리는 그 ‘1분’처럼, 조지와 아리가 함께 바라본 하늘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느꼈을 감정만큼은 상상할 수 있기를, 영화는 조심스럽게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