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달군 프로그램을 꼽아 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단연 넷플릭스의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를 꼽을 것이다.
<흑백요리사>가 불러일으킨 파장은 그만큼 어마어마했다. 출연자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많은 셰프들이 각종 콜라보 제품을 내놓았으며 (어제도 에드워드 리와 맘스터치의 콜라보 제품 광고를 봤고 편의점에서 철가방 요리사의 마라샹궈를 사 먹을 수 있었다) 시들어져 있던 각종 요리 예능들이 다시 부활했다. <냉장고를 부탁해>,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 쿡>, <주관식당>, 안성재 셰프의 유튜브 개설까지. 가히 지금을 요리 프로그램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요리를 주제로 하는 방송은 언제나 그 명맥을 이어 왔다. 흑백요리사로 또 한 번 전성기를 맞긴 했어도, 언제나 수요가 있던 소재가 바로 ‘요리’와 ‘음식’이다.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부터 살펴보자. 먼저 ebs에서 방송했던 <최고의 요리비결>은 2002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집밥 메뉴들의 레시피를 알려 주었던 프로그램이고,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식객’ 허영만이 동네 집밥을 먹으러 다니는 프로그램이다.

요리 프로 하면 백종원을 빠트릴 수 없다. <골목식당>,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맛남의 광장>, <백패커>, <장사천재 백사장>. 포맷만 조금씩 바뀌었다 뿐이지, 모두 우리에게 친숙한 프로그램들이다. 더 나열해 볼까. <강식당>, <윤식당>, <서진이네> 와 같은 연예인들이 요리사가 되는 프로그램부터, <한식대첩>, <마스터 셰프 코리아>, <냉장고를 부탁해>와 같은 요리 경연 프로그램까지. ‘음식’ 한 단어가 뭐가 그렇게 우려먹을 게 많은지, 요리 프로그램이 끝이 없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음식’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이 흥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먹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남주인공, 예민한 일타 강사 최치열은 섭식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삼키는 것마다 토하기 일쑤여서 고생에 고생을 하고 있는 이 인물에게, 유일하게 맞는 음식이 있었으니 여주인공 남행선의 반찬이다. 그렇게 최치열은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에게 꼼짝 못 하게 된다. 이 짧은 줄거리만 보아도 사람에게, ‘먹는 것’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세 가지를 말하라고 하면, ‘의, 식, 주’를 말한다. 그중 ‘식’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음식, 요리다. 우리는 먹어야 살 수 있고, 그렇기에 먹기 위해서, 먹을 것을 얻기 위해서, 먹을 것을 구매할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 먹는 김에 더 맛있고 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려 하는 심리는 당연하다.
그렇기에 더 맛있는 음식을 찾을 수 있는 경로 중 하나인 ‘요리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 없다. 아주 먼 미래에,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되는 과학 기술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말이다. (사실, 그런 기술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먹는 기쁨을 대체할 수는 없을 듯하다)

“한국인은 밥심이다”라는 말이 있다. <일타 스캔들>에서 최치열이 자연스럽게 남행선을 사랑하게 되었듯, 우리가 급식에 뭐가 나올지 기대하고, 저녁 밥상에 무슨 반찬이 올라올지 기대하듯. 따뜻한 밥 한 끼를 먹는 일은 우리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기쁨이 틀림없다. 그렇기에, 요리 프로그램은 사라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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