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다녀왔던 '사운드베리 페스타'는 좋았던 기억밖에 없었기에 올해 또 다녀오고 싶었다.
그 당시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들이 정말 많았고 그 시간을 계기로 내 플레이리스트가 다채롭게 채워졌기 때문에 올해 역시 기대가 됐다. 가기로 한 당일, 사실 일이 바빠서 정신이 없었는데 택시 타고, 뛰어가며 '후이'의 공연 중간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24년과 다르게 스테이지 한 곳에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진행했고 빈자리를 찾아 앉아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요즘 계속되는 바쁜 일로 내 체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나에게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 감사했다. 또한 가볍게 짐을 챙기고 앉을 수 있어서 편하기도 했다.
'후이'는 펜타곤이란 그룹을 통해 알고 있는 가수였는데 작사, 작곡도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이가 만든 노래 중 멤버가 많아서 파트 분배를 했던 곡 있었는데 후이 혼자 노래를 부르는데도 자연스럽고 열정적이었다. 중간에 들어가서 정말 아쉬웠지만 내가 자주 듣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아티스트 '소수빈'은 사실 내가 작년 사운드베리 페스타 이후 연말 콘서트까지 다녀오게 했던 아티스트라 기대가 많았다. 이 가수를 알게 해줬던 작년 사운드베리 페스타를 생각해 보면 작년에는 그저 듣기만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많은 노래를 따라 부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 가수의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구나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죠지'는 작년 친구랑 갔던 비 오던 페스티벌에서 음원이 아닌 처음 라이브를 들었던 가수이다.
개인적으로 갔던 페스티벌에서 폭우가 쏟아져 내려 모든 것이 다 젖고 있던 시기에 들었던 감미로운 목소리가 기억에 난다. 올해는 비 걱정 없는 실내에서 노래를 들으니 더 집중이 잘 되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악기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것도 귀가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다음 '엔플라잉'은 약 3년 전, 코로나 이후 처음 갔던 페스티벌에서 만났던 밴드인데 작년 사운드베리 페스타 그리고 올해까지 노래를 잘 듣고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가사를 잘 알고 있으면 공연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앉아있었지만 마음만은 뛰면서 그렇게 몸을 들썩이며 공연을 관람했다. 개인 일정으로 남은 두 가수를 보지 못하고 집에 왔지만 너무나도 알찼던 공연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 페스티벌의 묘미는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시간에 쫓기지 않고 갈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조금은 자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 편하기도 했다.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의 장단점은 분명하게 나뉘지만 나는 두 번의 경험 덕분에 실내 페스티벌에 대해서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페스티벌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닌데 예전에 갔던 페스티벌에서 만난 가수의 노래를 즐기면서 또 다른 페스티벌에서 만나서 더 잘 따라 부르기도 하고 새로운 가수를 알게 돼서 내 플레이리스트가 다채로워지기도 한다.
새로운 가수들을 알게 되고 알고 있던 노래를 현장에서 더 잘 느끼면서 들을 수 있는 게 참 좋다. 음악과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페스티벌 덕분에 나의 플레이리스트도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다.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한 노래의 세계에서 말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작년에 쓴 글을 보니 올해 내가 공연을 바라보고 즐기는 시선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내가 멀리 앉아서 가수를 바라보니 관객들 그리고 아티스트의 팬들이 눈에 띄었다. 이 공연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 노래를 부르는 아티스트와 연주자들,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과 팬들. 모두가 함께 공연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의 재미를 올해도 알았고 또 다녀올 수 있어서 정말로 감사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