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샵을 돌아다니다 보면 늘 빠지지 않고 마주치는 아이템들이 있다.
토마토, 거북이, 그리고 네잎클로버.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네잎클로버의 유행은 자그마한 소품들을 넘어 문구류, 카페, 디저트로까지 확산되었다.
길을 지나다 보면 네잎클로버를 재배하고 예쁘게 코팅해서 2천 원 혹은 3천 원에 판매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나도 네잎클로버를 사서 선물한 적이 있다. 받는 이의 행운을 바라는 마음으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봐도 찾을 수 없던 네잎클로버는 이제 이렇게나 흔해졌는데, 흔해 빠졌다고 생각했던 세잎클로버는 오히려 찾기 어려워진 것만 같다. 소품샵에도, 카페에도, 문구점에도 행운을 빌어주는 네잎클로버는 가득한데, 행복을 빌어주는 세잎클로버는 그만큼 자주 볼 수가 없지 않은가.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고,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어쩌면 행운을 찾겠다고 주변에 만연한 행복을 놓치지는 않았을까.
세잎클로버에 상처가 나면 그 자리에 잎이 하나가 더 자라나서 네잎클로버가 된다. 세잎클로버는 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상처로 죽어버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살아남아 기어코 잎을 하나 더 피워낸다. 네잎클로버는, 우리가 바라는 행운은, 상처로 인해 소중해지는 것이다.
행운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애써서 찾을 땐 보이지 않다가 우연히 길가에서 마주치는 네잎클로버처럼.
그러나 행복은 관심을 기울이고, 애정을 쏟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아챌 수 있다. 어디에나 있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세잎클로버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세잎클로버라고 슬퍼하지 말자. 반드시 행복해질 테니까.
행복과 행운은 반드시 연결된다. 그러니까 상처받았다고 꺾여버리지 말자.
머지않아 나 그 자체로 행운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