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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지역영화제는 대중적인 관심도나 수익은 크지 않아도 영화 산업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일반 극장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장이자, 지역 사회의 정체성과 같은 관광 행사가 되기도 한다. 관객들은 제작자와 직접 만나 소통하고, 각종 부대 행사들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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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적 변화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의 활력은 여전하다.

 

일반 극장과 달리 주요 영화제들은 팬데믹이 끝나감과 동시에 기존 규모를 빠르게 회복했다. 이는 그만큼 영화제의 마니아층이 존재하고, OTT를 경험한 이후에도 그들의 수요와 선호도는 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특정 기간, 특정 지역에 모여 같은 관심사를 지닌 이들과 함께하는 열기야말로 영화제의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다. 매력적인 국내 지역영화제 6곳을 대표로 소개한다.

 

한 해의 포문을 여는 것은 5월 전주국제영화제다.

 

부산, 부천과 더불어 국내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올해 26회를 맞는다. 비교적 예술영화, 실험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극장 간 도보 이동이 편하고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장점이 있다.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골목상영, 셔틀버스로 방문할 수 있는 팔복예술공장 등도 전주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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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여름 무주의 자연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독특한 무주산골영화제다.

 

실내 상영도 있지만 돗자리를 깔고 보는 야외 상영이 무주의 정수로 꼽힌다. 영화뿐 아니라 가수들의 공연도 있어 페스티벌에 온 듯한 기분도 즐길 수 있다. 매년 ‘넥스트 액터’로 배우 1인을 선정해 프로그램이 꾸려지기도 한다.

 

영화제 기간 동안 셔틀버스가 충분히 운영되므로 교통 걱정 없이 방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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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말 그대로 판타스틱, 이상하고 아름다운 영화들을 상영한다.

 

B급 영화, 고어 영화 등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영화제이고, 물론 전체관람가도 많아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부천시청을 중심으로 부천시 일대에서 상영과 행사가 이루어지며, 수도권 거주자들에게는 3대 영화제 중 가장 접근성이 좋다.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온라인 상영을 병행하고 있어 집에서 가볍게 찾아볼 수도 있다.

 

8월 뜨거운 여름밤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린다.

 

커다란 스크린 앞 의자나 돗자리에 수천 명의 관객들이 모여 앉아, 늦은 밤까지 영화를 감상한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라는 슬로건처럼, 별이 뜬 밤하늘과 학교 바로 옆에 있는 바다가 더없이 낭만적이다.

 

한국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하며, 무료입장, 배리어프리 자막, 실시간 수어 통역 등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는 섬세한 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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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우리나라 최초로 발전한 국제영화제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내에서도 최대 규모와 위상을 지니고 있다. 칸 영화제를 표방해 바닷가 대도시인 부산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는 매년 9월이나 10월, 영화의 전당과 센텀시티 일대에서 행사가 진행된다.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상영하는 것이 특징적이며, 프로그램 역시 풍성하다. 영화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방문하여 경험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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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한 해 동안 주목받은 한국 독립영화들을 돌아볼 수 있다.

 

독립영화제 중에서는 최대 규모이며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신인 감독과 배우들이 적극 발굴되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고, 실제로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쳐 간 유명 영화인들이 많다.

 

압구정에서 진행되므로 서울 거주자라면 부담 없이 연말에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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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매년 수많은 지역영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최근 무분별한 예산 삭감으로 존폐 위기를 겪는 곳이 많아, 영화제의 가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필요하다.

 

올해는 영화제와 일정을 맞추어 더 풍성하고 이색적인 국내 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Theater is not dead’라는 말처럼, 오늘날에도 영화인들의 축제는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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