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 by 나캘리]
오늘의 시는 유병록 시인의 시집,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에 수록된 '산다'입니다.
시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제가 느낀 건 시의 내용과는 조금 다른 감상이지만, 일부 문장에서 공감이 되었던 때가 떠오르기도 해서 관련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로서 사는 것도 좋지만, 왠지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멋진 부분을 따라 하고 싶고 닮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지요. 자신의 할 말을 분명하고도 불필요한 감정을 섞지 않고서 전달하는 방식이라거나, 중요하고 긴장되는 순간에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라든지요. 제가 좋아하는 그런 사람들의 묵묵하고도 멋진 면모를 알고 있다면,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좀 더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상황에 따라 다른 롤모델들을 머릿속에 가상의 인물처럼 떠올리고서 물어봅니다. 이런 상황에는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아? 그러고 나면 왠지 귀찮고 인내해야 하는 선택지를 금방 피하고 말았을 이전의 제 마음의 소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더 이로운 결정을 내리곤 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저만 아는 혼자만의 친밀감도 올라가고요!
그로 인해 이전의 지레 겁을 먹던 저였다면 고르지 않았을 괴롭지만 좋은 선택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생각지도 못한 이득도 많이 얻었습니다. 팀 리더의 자리로 가 발표 자리에 대한 공포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공포 때문에 실제보다 과대평가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멋진 사람들도 만났고 덤으로 상이나 상금도 받았습니다. 물을 무서워하고 물에 빠지면 꼬르륵 가라앉는 제가 아침 수영반 등록으로 좋은 생활패턴과 질 좋은 수면을 얻었습니다.
그 외에도 정말 감사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더 나은 저, 좀 더 롤모델의 멋진 면모에 다가가는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이제는 그런 선택을 할 때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지독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