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첫 태연 콘서트를 다녀왔다.
비록 가깝고 무대가 한눈에 보이는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저 현장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올림픽 체조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번 콘서트 'The TENSE'
오프닝 곡은 웅장하면서도 태연의 화려한 모습을 담은 ‘Fabulous’. 그리고 가장 최근 발매된 ‘Letter to Myself’와 함께 데뷔곡 ‘I’가 이어졌다. 또 Letter to Myself 앨범 내 수록곡 ‘Blue Eyes’를 이어서는 1집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 곡인 ‘Make Me Love You’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앨범 곡들과 함께 1집 미니, 정규 앨범 등 솔로 초창기 수록곡들이 번갈아 가며 구성된 점이 콘서트 주제, 컨셉과 잘 어우러졌다.
빠질 수 없는 퍼포먼스도 콘서트의 묘미를 더했다. ‘INVU’처럼 댄스와 가창력, 무대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는 곡들을 듣고 볼 수 있었는데, 웅장한 편곡이 더해진 새 앨범 수록곡, ‘Hot Mess’에 이어서 지난 정규 앨범의 수록곡 ‘Cold As Hell’까지. 현재와 과거의 곡들이 하나의 테마로 묶여 다른 퍼포먼스로 맺어질 때 절묘한 조화가 느껴지는 경험을 했다. 또 특유의 퍼포먼스로 인기를 얻은 ‘Stress’와 함께 ‘Why’, ‘바람 바람 바람’ 등 듣자마자 반가운 곡들도 여럿 만나볼 수 있어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태연의 명불허전 가창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도 여럿 있었다. 최근 발매된 앨범의 수록곡 ‘Blur’을 포함해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수록곡 ‘월식’, 1집의 ‘Time Lapse’ 등 폭풍처럼 몰아치는 음악을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조명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덧 공연의 막바지로 향하게 된다.
이번 태연 콘서트 'The TENSE'
특히 ‘UR’은 가장 마지막 곡인 만큼, 우주 속 별빛처럼 반짝이는 미디어아트와 조명 등 연출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광판으로 보이는 가수 태연의 모습은 그 안에서 더 환히 빛나는 스타의 모습 그 자체였다.
공연 중간, 토크 세션에서 태연은 “공연 첫날이라 무척이나 떨린다.”고 말하면서, “리허설을 여러 차례 해보았지만, 밴드와 보컬 등이 준비되어도 관객분들이 있어야만 비로소 모든 게 갖춰지는 것 같다.”라고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건넸다.
그 순간 공연장에서 환호성과 함께, 핑크빛 응원봉의 물결이 일렁이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가수의 입장에서도 관객은 이렇게 까만 어둠 속 반짝이는 별빛 같은 모습일 것이다. 팬과 가수,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를 밝게 빛나게 해주는 존재. 그 일부로 자리하고 있음에 새삼 벅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더 나아가 나처럼 응원봉을 손에 꼬옥 쥐고 같은 마음으로 이곳으로 온 관객들과 함께하자니 동지처럼 끈끈하고도 신비로운 소속감도 느껴졌다.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와 별이 이렇게나 가까워질 수 있구나. 콘서트 관람은 음악을 듣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경험하러 가는 것임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
가수가 그랬듯, 마찬가지로 나의 존재를 까만 우주 안에서 확인하는 일이었다.
소녀시대라는 그룹, 그리고 태연을 알고 좋아하게 된 지 10년은 훌쩍 넘었고, 솔로 가수로서 응원하게 된 것은 이제 막 10년이 되었다. 이제야 처음 몸 담가보는 콘서트 현장에서 느낀 울림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 소녀시대의 이 구호처럼, 내가 좋아했던 가수, 태연이 걸어가고 있는 길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오래오래 비추고 싶다.
그 안에서 반짝이는 서로의 진짜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또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