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나는 중독에 약하다. 그래서 중독성이 강한 것들은 애초에 시작을 피하려 한다.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금방 질리는 게임도 나에겐 너무 치명적이었고,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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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가 최근 인스타그램을 가입했다. 중학교 때 잠깐 페이스북을 써본 이후 거의 10년 만의 SNS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인스타그램 가입을 권유했다. 친구들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고, 유익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좋은 창구라는 이유였다. 솔직히 나도 하고 싶었다.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었고, 세상의 예쁘고 재미있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유튜브 쇼츠와 각종 쓸모없는 기사들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기에, 인스타까지 하면 정말 큰일이 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가입하게 되었다. 불과 며칠 전의 일이다.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사용해 보니, 역시나 재밌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만들고 소식을 전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피드를 훑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한때 함께했지만, 지금은 조금 멀어진 사람들의 소식을 접할 수 있어 반가웠다.

 

그들의 피드를 보며 삶의 한 조각을 공유받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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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우연히 누른 릴스의 강력한 흡입력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유튜브 쇼츠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릴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유 기능이었다. 재미있는 영상을 친구에게 바로 DM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편리했다. 그렇게 즐겁게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던 나는 어느 순간 릴스의 굴레에 빠졌고, 무언가 기분 나쁜 도파민에 또다시 절여지고 마는 상황을 마주했다.

 

“방심하지 말아야지. 방심하는 순간 바보가 되는구나.” 짧은 시간 동안 내가 느낀 교훈이다. 인스타그램 역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장점과 단점이 있다. 중독성이 강한 만큼 해로운 면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동시에 외면할 수 없는 강력한 장점도 있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표현할 수 있는 무대가 또 어디 이처럼 강력한 형식으로 있을까. 만약 누군가 새로운 걸 만들고 알리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은 중독과 비교의 장에서 기회의 장으로 변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무언가를 만들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굴뚝같은 청년이다. 그런 나에게 무대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스타그램은 매력적인 곳이다. 수많은 사용자가 내 콘텐츠의 잠재적인 관람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수용자와 제작자, 두 가지 경험을 모두 하며 인스타그램의 파도를 멋지게 타보고 싶다. 그러려면 아마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것이다. 나를 맹목적이고 수동적인 수용자로 만들려는 수많은 유혹 속에서 중독되지 않고, 현생을 살아가며 온전히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기를 꿈꿔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단순하다. 원래 오피니언 글을 써야 했는데, 인스타를 보다 보니 결국 인스타그램 이야기를 하게 됐다. 사실 가입한 이유도 거창한 건 아니다. 아트인사이트 리뷰를 인스타에 남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인스타에 빠질 때마다, 내가 왜 시작했는지 떠올려야겠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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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걸 탐험하며 멋나게 인생을 채워나가고 싶은 폼생폼사 인간, 강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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